단기휴직에 매각설까지 ‘솔솔’…항공업계, 구조조정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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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휴직에 매각설까지 ‘솔솔’…항공업계, 구조조정 시작되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0.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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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이스타항공에 이어 단기 휴직제도 도입
이스타항공, 회사 부인에도 매각설 확산…부채비율만 486% 육박
실적 악화에 따른 항공사 부도 공포 확산…시장재편 빨라질 수도
대한항공 보잉787-9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보잉787-9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항공업계에 단기휴직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의 매각설까지 불거지면서 조만간 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8개의 국적 항공사는 보이콧 재팬과 공급과잉 등의 여파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 달부터 단기 희망휴직 제도를 실시한다. 이번 제도에 따라 근속 만 2년 이상의 대한항공 직원들은 최소 2주부터 최대 3개월까지 단기 휴직이 가능하다. 1회에 한해 추가 3개월을 연장할 수 있어 최대 6개월까지 쉴 수 있다. 사용 기간은 내년 5월까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단기 희망휴직 신청은 최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업무문화 개선의 일환”이라며 “그동안 3개월 정도의 짧은 휴직에 대한 직원의 요구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희망휴직에 대한 직원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단기 희망휴직 제도가 실적 악화에 대한 자구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10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 실적 역시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 휴직은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다른 항공사도 시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4월부터 희망 휴직을 받은데 이어 5월에는 경영 위기 타개를 위해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지난달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이스타항공 역시 이달부터 1~3개월 무급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8개의 국적 항공사가 모두 2분기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보이콧 재팬에 따른 일본 노선의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면서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여기에 이스타항공은 매각설까지 불거졌다.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보유 지분 39.6%를 960억원에 내놓고, 매각을 위해 국내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을 접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매각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보잉 737 맥스 8 기종 운항 중단과 보이콧 재팬에 따른 일본 수요 위축 등 잇단 악재가 겹친 탓이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지난달 “최근 대내외 항공 시장 여건 악화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위기 극복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2분기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이스타항공은 3분기도 실적 부진이 예고된 상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86%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매물로 등장하게 될 경우 국내 항공시장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국적 항공사는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6개의 LCC 등 총 8개가 있다. 여기에 지난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규 항공면허를 받은 LCC 3사(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가 내년부터 신규 취항에 나서면 국내 항공사은 총 11개, LCC만 9개에 달하게 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출국 수요 성장률 둔화가 본격화된 가운데 내년 신규 LCC의 시장 진입으로 공급과잉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이들은 취항 초반 일본, 베트남 등 단거리 노선 운항이 불가피해 LCC간 과당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 심화에 따른 업계 전반에 걸친 수익성 악화는 결국 시장 재편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대형항공사보다는 외부 타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저비용항공사들부터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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