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빨간불에 文대통령 “기업 투자 환경 마련에 최선 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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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빨간불에 文대통령 “기업 투자 환경 마련에 최선 다하라”
  • 박지민 기자
  • 승인 2019.10.17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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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장관회의 직접 주재하며 "무엇보다 민간 활력" 강조
기업 기살리기 나섰지만 근본적 경제현실 인식변화 없어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직접 주재한 경제 관계 장관회의에서 관련 부처에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또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재정 확대를 더욱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갈수록 활력을 잃어가는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어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민간 활력 높아야 경제 힘 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무역 갈등의 심화와 세계 제조업 경기의 급격한 위축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기반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이 같은 흐름에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중심을 잡고 경제 활력과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민간 활력이 높아져야 경제가 힘을 낼 수 있다”며 “세계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과 투자 감소를 타개하기 위해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화고, 민간투자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기가 어려울 때 재정 지출을 확대해 경기를 보강하고, 경제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그동안 정부는 적극적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의 급격한 위축을 막고 경기 반등 여건을 조성하는 노력을 기울어 왔다. 이러한 노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확장기조로 편성된 내년 예산안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구하면서 올해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의 집행률을 철저히 관리해 이월하거나 불용하는 예산을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통계 함정에 빠진 경제현실 인식 오류는 여전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핵심 경제주체로서 민간의 역할을 인정하고 적극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지만 근본적인 인식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허울뿐인 통계에 기댄 현실 인식 오류 역시 여전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기업들이 시스템반도체, 디스플레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에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벤처 투자도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며 “우리 경제에 아주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처럼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일부 대기업들의 신산업 분야 투자 발표가 있기는 했지만, 경제 전반적으로는 기업 투자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특히 벤처 투자의 경우는 문 대통령이 통계의 함정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벤처기업은 총 3만7000개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시장성을 인정받은 벤처투자 유치기업은 5.2%에 불과했다. 또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은 약 7%에 불과했다. 무늬만 벤처인 기업이 전체의 87.6%를 차지할 정도로, 벤처 붐은 통계 숫자에 그치고 있다.

현실 인식 오류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상황과 관련해 “여전히 미흡한 연령대와 제조업, 자영업 분야 등의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부가 정책 일관성을 지키며 꾸준히 노력한 결과 제조업 구조조정,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용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같은 달 기준으로 두 달 연속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 했고 청년 고용률이 1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 발표된 9월 고용동향 통계에서 15~64세 고용률은 67.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통계 수치는 개선됐지만 이는 정부의 단기 노인 일자리 사업의 결과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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