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재건축…리모델링은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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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 재건축…리모델링은 잰걸음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9.10.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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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자양 우성1차' 시작으로 설명회 등 잇달아 열려
잠원동 ‘롯데캐슬갤럭시 1차’는 25일 시공사 입찰 마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정부의 강도높은 정비사업 규제로 곳곳에서 재건축 사업 추진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단지들은 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리모델링은 사업기간도 짧고 안전진단 통과 기준도 재건축 대비 까다롭지 않아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수익성이 낮고 준공 20년이 넘은 단지들이 리모델링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막혀 재건축 진행이 쉽지 않자 강남권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우선 광진구 자양동 '자양우성 1차'(656가구·1988년 준공)는 지난해 12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꾸린데 이어 오는 19일 건설사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자양우성 1차’는 용적률이 228%로 높고 필지가 분할돼 있는 탓에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져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통상 서울지역 아파트는 용적률이 180% 이하여야 재건축 사업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또 20일에는 용산구 이촌동 ‘강촌’(1001가구, 1998 준공)이 리모델링 주민설명회를 연다. 당초 이촌동 일대 단지들과 5000가구 규모의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무산돼 독자적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이 단지는 용적률이 423%로 높고 재건축 연한도 아직 채우지 못해 일찌감치 리모델링을 준비해온 바 있다.

송파구에선 문정동 ‘문정시영’(1316가구, 1989 준공)이 오는 22일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7곳 중 하나인 ‘문정시영’은 준공된지 30년이 경과한 노후아파트이나 용적률이 232%에 달해 시범단지 지정이전인 2016년부터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리모델링을 추진해왔었다.

서초구 잠원동 ‘롯데캐슬갤럭시 1차’(256가구, 2002년 준공)는 오는 25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다. 이 단지는 설악아파트를 재건축한 것으로, 재건축 후 리모델링하는 첫 사례가 되게 됐다.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에서는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쌍용건설, 효성중공업 등 건설사 6곳이 참여해 치열한 수주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26일엔 강서구 가양동 ‘가양강변3단지’(1556가구, 1992년 준공)도 지난 5월 리모델링 추진위를 설립한데 이어 건설사 사업설명회를 연다. 쌍용건설이 설명회에 나선다. 이 단지도 용적률이 212%로 180%를 넘어선다.

이들 단지들은 리모델링을 통해 자산가치 상승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리모델링 사업이 완료됐거나 추진이 가시화된 단지들의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아이파크’는 리모델링 완료 후 2014년 입주했다. 과거 전용면적 84㎡ 단일 평형이었지만 1대1 리모델링을 통해 전용 110㎡로 넓혔다. 입주가 시작된 2014년에 전용 110.18㎡는 12억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7월엔 21억4000만원까지 뛰어올랐다.

수직증축을 추진 중인 서초구 잠원동 '동아아파트'(991가구, 2002년 준공)는 지난 7월 설계사로 희림건축사사무소를 선정하는 등 추진이 가시화되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 2월 전용 84.91㎡은 15억200만~16억2000만원에 매매됐지만 지난 8월엔 18억9500만~19억2000만원에 팔렸다.

업계에선 향후 리모델링을 택하는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건설산업연구원도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2015년 9조원에서 2020년 10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김서준 도시로 재생연구소장은 “리모델링은 안전진단 통과기준이 재건축보다 까다롭지 않고 재건축 대비 사업기간도 짧은데다 준공연한이 15년 이상이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등의 장점으로 인해 리모델링이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강남의 경우 용적률이 높은 경우가 많아 이 경우 리모델링밖에 답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리모델링 사업에도 분양가 상한제 복병은 남아있다. 김 소장은 “리모델링 단지도 30가구 이상 일반분양하게 되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이를 피하기 위해 일반분양을 30가구 미만으로 줄이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이나, 재건축 대비 리모델링이 일반분양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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