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편 가르기 아닌 인적쇄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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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편 가르기 아닌 인적쇄신이 필요한 때다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10.1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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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왔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취임 35일 만에 전격 사퇴했다. 동시에 주말마다 서울 도심을 달궜던 대규모 집회도 ‘세 대결’이 잠시 수그러든 모습이다.

집회는 조 전 장관과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서초동과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광화문으로 나뉘었다. 그간 토요일 저녁 서초역을 통과하는 2호선을 타면 노란풍선과 ‘조국 수호’라는 노란색의 팻말을 든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이 중에는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과 함께 집회를 다녀온 가족도 눈에 띄어 집회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도 실감할 수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주말마다 이어진 대규모 집회를 두고 ‘국민의 뜻’이라고 칭했다. 다만 여야가 지칭하는 대상은 나뉘어버린 광장을 반영하듯 극명하게 달랐다. 민주당 지도부는 서초동 집회를 향해 “검찰개혁을 위한 거대한 해일” “검찰개혁을 실행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 “장소만 서초동으로 달랐을 뿐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광화문 촛불집회를 연상시키는 규모와 시민의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지도부는 광화문 집회를 “10월 항쟁” “넥타이부대”라고 규정하며 서초동집회를 향해선 “집권당이 앞장선 사실상의 관제집회” “조폭들 단합대회”라고 폄하했다.

정치권의 편 가르기 화법으로 ‘정치실종’ ‘분열의 정치’라는 비판이 쏟아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러한 모습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에서 만연하게 이뤄졌다. 특히 상대방의 집회가 몇 명이 참석했는지를 두고 숫자타령을 벌이는 모습은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로가 갈등을 부추기는 행태가 쉬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어쩌면 정치권은 광장을 기반삼아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웠던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 더 나아가서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을 것이다. 양당이 광장의 힘에 기대어 ‘네편’과 ‘내편’이라는 극단적 대결에 앞장섰다는 비판도 나오는 이유다.

이런 분위기가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이 ‘소신발언’을 내놓았다는 평가를 하게 만들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16일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에서 보듯이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국민들의 갈등이 증폭되고 많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라며 “집권 여당의 지도부 일원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현 사태에 대해 여전히 여당 지도부에서 전반적으로 조 전 장관을 엄호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러한 발언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청문위원이었던 정성호 의원도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단 일명도 없다. 이게 우리 수준”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여당 내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한다. 총선이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간 ‘조국 블랙홀’에 빠져 민생은 뒷전이었던 만큼 자성론이든 인적쇄신이든 변화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서로 다른 국민을 향해 ‘국민의 뜻’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분열의 정치만 부추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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