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갈등서 노노갈등 확대…새 집행부 선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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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사갈등서 노노갈등 확대…새 집행부 선출 기대↑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10.16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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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혜택서 촉발, 노조 내 세대갈등 커져
젊은 노조원, 10년 이후 회사 지속성도 중요
새 집행부, 세대간 갈등해소와 노사합의 이끌어내야
한국지엠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지난달 9일 인천시 부평 공장이 멈춰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지엠 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인천 부평공장이 멈춰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최근 한국지엠의 노사 갈등 문제가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노노 갈등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노사 대화는 10차례 교섭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렬됐다. 노사는 지난 8일과 10일,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면서 릴레이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직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국지엠 차량에 대한 인센티브 바우처 혜택을 제시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안을 내놨지만, △기본급 5.65% 인상 △통상임금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는 노조의 기준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노사 간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갈등의 골이 생긴 노조 간 세대차이 문제로 내부 안에서도 통일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에 따르면, 노조 내 세대차이 문제는 50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 집행부와 젊은 세대 간 갈등에서 비롯된다. 현 집행부는 미국 GM 본사가 “10년 내 철수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기간 내 정년이 끝나는 노조원이 대부분이다.

반면 젊은 세대는 한국지엠의 10년 이후의 존속 가능성과 미래비전에도 관심이 크기 때문에 당장 눈앞의 이득을 취하려는 집행부와 다른 시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갈등은 지난해 학자금 사태에서 촉발됐다. 지난해 회사 측은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회사 직원에게 주던 혜택 일부를 축소했는데, 노조 집행부에서 일부 세대에 국한된 학자금 혜택을 사수하면서 세대 간 불만이 커졌다.

학자금의 경우 자녀를 가진 일부 노조원만 수혜를 보는 반면, 월 유류비 50L 지원과 자사 차량 구입 시 혜택은 전 직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어서 전 직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버린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최근 미국 GM 본사의 전세계 공장 일부의 가동 중단과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는 데다 한국지엠의 실적도 바닥을 치면서 한국지엠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지엠의 올해 1~9월 판매실적은 총 30만8993대로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고, 내수와 수출 각각 18.7%, 7.3%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내수에서 완성차 5개사 중 꼴찌로 전락해 기업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GM 본사에서 한국 철수 계획이 없다고 못 박고 있지만, 해외 기업이 손실이 나는 현지 공장을 언제까지 놔두고 있을 리 만무하다. 10년 이후에도 기업의 지속성이 담보되는 것이 현 젊은 세대에게 중요한 만큼, 노사 갈등을 신속히 해결하고 경영정상화에 나서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현 집행부에서 노사 교섭이 원만히 진행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연말에 있을 새로운 집행부 선거에서 노조 내 세대 갈등을 아우르고 사측과의 원만한 협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새 집행부 선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 집행부가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수용하면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부담이 생긴다”라며 “본사에서 이를 승인하면 좋겠지만 전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시기인 만큼, 한국 공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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