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처럼 백마 타고 백두산 오른 김정은 “형편 어렵지만 누구의 도움도 어떤 유혹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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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처럼 백마 타고 백두산 오른 김정은 “형편 어렵지만 누구의 도움도 어떤 유혹도 거부”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10.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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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또 벼랑 끝 메시지...北요구 수용 안하면 협상 결렬 시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 정상에 올라 북한 주민들을 향해 자력갱생을 강조함과 동시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서도 연말까지 자신들이 요구했던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협상을 접겠다는 벼랑 끝 메시지를 발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 위원장이 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몸소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어 통신은 “(백두산 방문이) 우리 혁명사에서 진폭이 큰 의의를 가지는 사변”이라며 “우리 조국의 최강의 힘을 보유한 강국의 전열로 완강하게 이끄시며 역사의 흐름을 정의와 진리의 한길로 주도해가시는 김정은 동지의 전설적인 기상이 빛발 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김 위원장이 삼지연군 읍지구건설 2단계 공사 현장을 현지지도하며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만족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삼지연에서 김 위원장은 “지금 나라의 형편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의연 어렵고 우리 앞에는 난관도 시련도 많다”며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적들이 우리를 압박의 쇠사슬로 숨조이기 하려 들면 들수록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들고 적들이 배가 아파 나게, 골이 아파 나게 보란 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앞길을 헤치고 계속 잘 살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직 자력 부강, 자력번영의 길을 불변한 발전의 침로로 정하고 지금처럼 계속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백두산 방문은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김일성 일가의 ‘백두혈통’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내부 동요를 달래기 위한 특단의 행보이자 미국을 향해서도 북미협상 재개시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 달라는 압박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남북 대화 국면 직전인 2017년 12월에도 백두산에 오른 바 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 탈상을 앞둔 2014년 11월과 장성택을 처형하기 직전인 2013년 2월에도 백두산에서 국정운영 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삼지연 현지지도에는 조용원(조직지도부)·김여정(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마원춘 국무위 설계국장 등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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