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총선 불출마 선언 “정치 한심한 꼴 많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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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총선 불출마 선언 “정치 한심한 꼴 많이 부끄럽다”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10.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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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 바꿔놓을 자신 없다...멀쩡한 정신 유지하기조차 버거워”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국회의원을 한번 더 한다고 해서 정치를 바꿀 자신이 없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조국 사태’로 이어져온 극한대립정치에 대해 “정치권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15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의원 생활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저는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해찬 대표를 제외하고 민주당 현역의원 중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그간 이 의원은 초선임에도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낼 정도로 정치협상 능력을 평가받았고, ‘썰전’ 등을 통해 쌓은 인지도로 수도권 내 주요 지역 공천 가능성도 제기돼왔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입장문에서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저도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며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불출마 결심에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싸고 이어진 정치권의 공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끄러워 법사위원 못하겠고, 창피해서 국회의원 못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입장문에서도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조국 얘기로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 그 동안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며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고 당연히 저의 책임도 있다”고 했다. 이어 “특정 인사에 대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고 인격모독을 넘어 인격살인까지, 그야말로 죽고 죽이는 무한정쟁의 소재가 된지 오래”라며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뿐”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 그에게 주어졌던 기대와 더불어 불만도 저는 수긍한다. 그가 성찰할 몫이 결코 적지 않다”며 “그러나 개인 욕심 때문에 그 숱한 모욕과 저주를 받으면서 버텨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한 고통스런 인내였다고 믿는다. 검찰개혁은 꼭 성공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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