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가 서울 아파트를?… 올해 수상한 매매 9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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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가 서울 아파트를?… 올해 수상한 매매 918건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10.15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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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이하 아파트 매매 올해 5월 기점으로 급증세
노원구 121가구 매매…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아
강서‧도봉‧구로 등 집값 저렴한 자치구가 오히려 많아
강남 4구 매매량 134가구, 개별 자치구로 보면 중위권
자료=한국감정원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서울에서 소득 출처가 불분명한 미성년자,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이 아파트를 매매한 건수가 올해에만 918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들어 줄곧 두 자릿수를 유지해오다 5월을 기점으로 매매가 급증했으며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 많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15일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매 거래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3만1292건 중 약 3%(918건)가 29세 이하로 조사됐다.

월별 매매량을 살펴보면 1월 70건, 2월 65건, 3월 62건, 4월 62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5월 114건으로 크게 뛰어오른 후 6월 101건, 7월 210건, 8월 234건으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8억7272만원(KB국민은행)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입금 과다와 편법증여 의심 등을 의심해볼 여지가 있다. 이렇다 보니 최근 이상 거래로 인한 집값 상승을 막겠다며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32개 기관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 이와 관련해 “분양시장에서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5~7월 20대 이하의 매매가 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면서 “정부가 내놓은 8·2 대책(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과 9·13 대책(대출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올해 5월은 9·13 대책 이후 기술적 반등이 이뤄진 시기에 분양가 상한제 예고가 맞물리면서 투자 수요가 늘었으며 양도세 중과(2주택자 최대 52%·3주택자 최대 62%)로 증여세(20억원 초과 50%)를 내는 게 훨씬 이득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20대 이하 매매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노원구다. 121건으로 전체 매매량 중 13.18%를 차지했다. 강서구(61건), 도봉구(56건), 구로구(51건), 영등포구(45건), 성북‧양천구(44건), 관악구(43건)가 뒤를 이었다.

강남 4구의 매매량은 134건으로 의외로 전체 매매량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38건, 강동구 36건, 강남구 35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서초구만 25건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나머지 자치구는 매매 30건 이상이 서대문구(36), 금천구(35), 동대문구(33), 은평구(32) 등 4개 구, 20건 이상이 중랑구(29), 마포구(27), 성동구(26), 동작구(23), 광진구(21) 등 5개 구, 10건 이상이 용산구(19), 중구(14), 강북구(13), 종로구(11) 등 4개 구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이 낮은 자치구에서 20대 이하 매매가 많았다. 이는 매매가와 전세금의 차이를 이용해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가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면서 “편법·불법대출 의심사례가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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