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모펀드 M&A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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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모펀드 M&A 싫어요”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10.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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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의 주도권을 가진 곳들은 대부분 사모펀드다. 대기업이 시장에 참가하는 경우도 존재하지만, 다수의 사모펀드가 주류를 이룬다. 올해만 해도 롯데카드, 린데코리아, 지오영, 서브원, 에큐온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이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사모펀드의 필요성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두됐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계 사모펀드에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4년 사모펀드 설립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했다. 정부 지원사격에 힘입어 국내 사모펀드 출자약정 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66조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법률적 근거가 마련된 이후 15배나 커진 셈이다. 

사모펀드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채권 등에 운용하는 펀드라는 의미를 가졌다. 기업들은 주로 신사업에 진출하거나 업무 효율성 강화를 위해 M&A에 착수한다. 이와 달리 사모펀드는 4~5년 안에 인수한 기업의 몸집을 키워내 매각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에 따라 인수한 기업의 수익성에 문제가 노출될 경우 구조조정부터 실시한다.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는 현장 노동자들의 격한 반응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웅진코웨이지부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앞과 서울 중구 웅진코웨이 본사 앞에서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할 경우 고용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부분 파업까지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장직의 우려는 당연한 결과다. 실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오렌지라이프, 홈플러스 등을 인수한 이후 사업부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을 두고 노조와 충돌하기도 했다. 

반대되는 사례도 존재했다.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웅진그룹으로부터 코웨이를 인수한 이후 현장직 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을 펼치지 않았다. 방문판매원과 서비스직의 경우 인센티브 개념이 정착된 업종으로, 사실상 개인사업자에 가까운 상황이다. 여기에 코웨이가 그간 성장해온 발판이 현장직인 만큼 구조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업계에서도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하는 점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할 경우 부진 및 정체에 시달린 기업들이 다시 성장궤도에 오르기도 한다”며 “부정적인 측면만 바라볼 경우 계속해서 같은 방향으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지만, 일부 사례를 살펴보면 국내외 악재 속에서도 선방하는 기업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주제를 놓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마인드맵이 있다. 당초 주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기록될 내용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방향을 설정한 이후 상황을 지켜보면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게 된다. 나무를 보지말고 숲을 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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