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스몰딜, 한국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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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스몰딜, 한국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나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9.10.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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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감소 효과…경기 민감한 IT·반도체 긍정요소
中환율 개입에 피해봤던 조선·철강 수익개선 기대감
부산항 수출 화물 선적.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수출 화물 선적.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이른바 ‘스몰딜’을 성사해 한국의 수출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4일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합의된 미·중 스모딜의 구체적 내용이 사실 한국 수출기업에 주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며 “그보다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시장 리스크가 다소 줄어들었다는 측면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더 극한으로 치닫지는 않았다는 시장의 안도감과 추후 미·중 갈등이 해소되지 않겠냐는 기대감 등이 글로벌 경기에 긍정적 요소가 되지 않겠냐”며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면 한국의 수출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협상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는 만큼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는 한시름 놨다”며 “긍정적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무역협상이 미국과 중국 간의 강대 강 대결 완화 가능성을 높였고, 무역전쟁 종결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IT, 반도체 업계에 이번 스몰딜이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는 글로벌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며 “글로벌 시장이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등 악재가 높으면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IT 기업의 업황 견조, 각국의 정책 공조 기대감에 따른 경기민감 업종(반도체 포함)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연초 및 최근 1개월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하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섹터 및 조선과 은행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흐름에도 주목한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따라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게 되면 철강·조선업계를 비롯한 한국 수출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제 기술 이전을 포함해 지식재산권에 관한 일부 조항도 합의에 포함됐으며, 미국 은행과 금융 서비스 기업이 중국 시장에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인위적 개입과 관련된 환율 문제와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도 일부 다뤄졌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껏 중국은 인위적으로 환율을 절하시켜 수출 시 자국 기업의 수익을 높였다”며 “위안화 절하 시 중국 수출기업의 수익이 커지는 만큼 수출가격을 낮춰 우리나라를 비롯한 경쟁국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철강업계 경우 전 세계에서 값싼 중국산 제품으로 인해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 외에는 대부분 중국에 시장을 빼앗겨 국내 업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위안화 절하가 불가능해지면 중국 수출기업도 수익악화가 되기 때문에 수출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중국산 수출가격 인상은 국내 기업의 수출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 경우 중국의 저가 수주가 문제였다”며 “위안화의 인위적 절하가 불가능해지면 그나마 중국이 한국 대비 유리했던 컨테이너선이나 초대형원유운반선 등의 수주에서도 우리 조선업이 유리해질 수 있다”고 했다.

최석원 SK증권 센터장은 “미·중이 단계적 합의에 다다른다면 조선주·철강주 위주로 무역량 회복에 따른 단기 흐름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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