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휴전에 한숨 돌린 금융시장…'리스크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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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휴전에 한숨 돌린 금융시장…'리스크는 여전'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10.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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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환율 기대감 뚜렷…전문가들 "최종타결 아닌 휴전, 장기 위험요인 그대로"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이른바 '미니딜'이 성사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단일 글로벌 이슈로는 가장 큰 경제적 위협으로 꼽히던 두 나라의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금융시장의 일시적 훈풍을 기대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이번 합의가 갈등 타결이 아닌 '휴전' 성격이 크기에 장기적으로는 위험 요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동반된다.

1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 대해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25% 관세를 부과 중인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물품에 대한 5%포인트 관세 상향을 보류하는 대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400억∼500억 달러어치를 수입하고 금융서비스시장을 개방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1일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 협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것이란 전망만으로도 빠르게 반응한 바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7.4원 하락한 달러당 1,188.8원에 마감하며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가 1,180원대로 내려섰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46포인트(0.81%) 오른 2,044.61에 거래를 마치며 강세를 보였다.

서울 채권시장에서도 3년물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0.5bp(1bp=0.01%) 오른 연 1.281%에 장을 마감하는 등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14일 증시도 기대감이 그대로 반영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79포인트(1.11%) 오른 2,067.40으로 장을 마쳤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도 3.9원 내린 1184.9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두 나라의 부분적 합의를 과도하게 긍정적으로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51포인트(1.34%) 오른 641.46으로 마감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결과에서 양국이 합의점을 찾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리스크가 존재하기에 '미니딜'보다는 '휴전'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무역협상이 미국과 중국 간의 강대강 대결 완화 가능성을 높였고 무역전쟁 종결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며 "2020년 중 미중 무역협상은 더 큰 진전을 이루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고 더 나아가 환호할 정도의 ‘스몰딜’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파국을 막기 위한 ‘휴전’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기존에 부과됐던 관세율 인상 조치는 철회되지 않았고 미중 무역협상에서 핵심적인 이슈인 환율 문제,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괄과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장치가 포함됐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미니딜' 성사에 대해 "국내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부산 소재 조선기자재업체 '파나시아'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은 위원장은 "금요일날 다우지수도 올라갔고, 우리 금융시장도 좋아졌다"며 "미국, 영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모두 안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며 "다만 불확실성이란 것은 미중무역 전쟁만 있는 게 아니므로 다른 요인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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