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수 천억대 판매고 올린 고위험상품…부메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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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수 천억대 판매고 올린 고위험상품…부메랑 우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10.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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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라임 등 잇따른 부실 투자 우려에 투자자 불안 가중
전문가, “증권사 익스포저 급증세…리스크 해소 방안 마련해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잇따른 부실 투자 사례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내부통제 미흡에 더 해 가중되고 있는 익스포져(위험 노출액) 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최근 3개월 내에 부실투자로 밝혀진 사례는 KB증권 호주 부동산 투자를 포함해, 독일 금리연계 파생상품,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등 관련 사건·사고만 3건에 달한다.

현재 KB증권이 판매하고 JB자산운용이 운용한 ‘JB 호주NDIS 펀드’의 경우 해외 부동산 대출 관련 계약 위반에 휘말렸다. KB증권은 이 펀드를 3~6월까지 기관투자자, 개인 등을 상대로 3264억원 가량 판매했다. JB운용은 이 자금을 호주 임대사업자인 LBA캐피탈에 대출해줬는데 LBA캐피탈이 대출 계약대로 아파트를 사지 않고 토지를 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다만 현재는 원금의 85% 정도가 회수 된 상황이라고 KB증권 측은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7월 만기 독일 부동산펀드 기초 파생결합증권(DLS)도 원금 상환이 연기됐다. 이 DLS는 독일의 역사 보존가치가 높은 건물 개발에 투자하는 싱가포르 부동산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삼았는데 독일 베를린 파워플랜트 개발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만기를 3개월 연장키로 했다. 대략 3000억원 가량 판매했다. 현재는 담보로 잡힌 발전소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 있으나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해 규제 장벽을 크게 낮춘 사모펀드의 경우에도 부실 투자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사모펀드 2개에 재간접 투자된 6200억원 규모 펀드의 환매를 지난 10일부터 중단했다. 이 사모펀드 운용사는 이미 이달 초부터 사모 채권펀드 3개에서 약 274억원 규모의 상환금 지급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 밖에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을 통해 팔린 또 다른 사모펀드 상품인 파생결합펀드(DLF)에서는 원금을 아예 못 찾게 된 가입자들이 속출하면서 법정 공방이 예고돼 있다.

증권업계 부실투자 논란은 결국 업계 내부통제 문제와도 직결되고 있다. DLF가 만들어지고 판매되기까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은행 등 국내 금융산업 거의 전체가 관여했지만, 어디서도 빨간불은 켜지지 않았다. 금융시스템 전체가 당장의 수익에 급급해 투자자의 손실 위험은 외면했다.

전문가들도 증권사의 고위험 투자가 늘면서 자체 익스포져도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증권업계만 봐도 지난 2017년 3조7000억에 그쳤던 익스포져 규모가 올해 상반기 13조9000억원으로 무려 278%나 껑충 뛰었다. 당장 업계는 증권사가 리스크가 크더라도 수익이 높은 물건들을 지속적으로 찾아 나서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른 과당 경쟁 심화로 물건이 팔리지 않는 미매각 리스크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증권사가 셀다운 목적으로 취급한 물건들이 재고로 쌓이기 시작했다”며 “취급물량이 절대적으로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6개월 이상 미매각된 익스포져의 규모가 상반기 기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신규 취급한 셀다운 목적의 익스포저 해소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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