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조선업계 ‘후판價 협상’…“솔루션마케팅으로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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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철강-조선업계 ‘후판價 협상’…“솔루션마케팅으로 푼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10.1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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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조선업계, 하반기 가격 협상 장기화…가격 인상·인하 놓고 대립
철강업계, 상반기 대비 원료가 부담 최소 t당 8만원 인상돼 부담 상승
조선업계, 수주 부진에 올해 손익분기점 목표 달성 위해 가격협상 강수
양 업계 주요 기업 모두 대표 바뀌어, 올해 첫 경영실적 성과 성적표
포스코에서 후판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에서 후판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후판가격 협상을 놓고 장기간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가 ‘솔루션마케팅’을 통해 조선업계의 수주를 적극 돕는 방식의 ‘Win-Win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수익과 직결되는 후판공급가격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가격을 동결했던 철강업계는 추가 원가상승에 하반기 가격인상을 원하고 있는 반면, 조선업계는 최근 수주 부진과 올해 손익분기점(BEP) 돌파를 위해 가격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두 업계 간 간극이 큰 것은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 악화 때문이다. 또한 포스코와 현대제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새로운 신임 대표 체제 하에서 첫 성적을 좋게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서로 간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철강업계 측에서는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크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t당 8만원 이상 원가가 올랐다. 원료 가격은 상반기 대비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투입되는 원료는 여전히 비싸다. 특히 지난 상반기에 가격을 동결한 만큼 하반기에는 조금이라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최근 수주 부진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다. 또 올해 어떻게라도 손익분기점을 넘어 보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후판가격 협상에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러한 대치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는 자사 솔루션마케팅을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후판가격을 일부 올리는 대신 솔루션마케팅을 통해 조선업계에도 충분히 이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솔루션마케팅이란 기존 영업이 제품을 파는데 그쳤다면, 강재에 맞는 용접·절단·절곡 등 이용기술까지 함께 지도해 종국적으로 고객사가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영업 방식이다.

조선업계는 최종 수요가인 선사에서 원하는 강도와 물성 등 기능에 맞는 선박을 제공해야 하는데 강재가 차지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강재가 신규 고부가가치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포스맥이 있다. 포스맥은 포스코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삼원계 고내식강판으로 태양광 지지대 등 신규 수요 창출에 포스코의 솔루션마케팅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

조선업계의 경우 최근 포스코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극저온 고망간강이 신규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6월 포스코의 ‘극저온 고(高)망간강(鋼)’을 활용해 선박용 LNG연료탱크를 개발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극저온 고망간강은 영하 196도(℃)의 극저온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신소재로, 기존 LNG탱크의 합금소재(9%니켈강)보다 높은 강도와 인성을 갖추고 있어 선박 제조비용 절감에 유리하다.

포스코는 이러한 강재의 이용기술을 조선사에 같이 전수하는 방식의 솔루션마케팅을 가격협상에 적극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포스코는 솔루션 그룹을 없애고 축소한 대신 각 실마다 솔루션마케팅을 위한 인원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실마다 필요한 전문인력 배치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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