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29년 만에 평양원정 남북 맞대결 ‘결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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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29년 만에 평양원정 남북 맞대결 ‘결전의 날’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10.1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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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평양서 월드컵 2차 예선 승부처 남북 대결
인조잔디·5만여 북한 관중 일방적 응원 돌파 관건
지상파 3사 중계권 확보 실패… 경기 생중계 무산
북한과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위해 평양 원정길에 오르는 한국축구 대표팀이 출국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북한과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위해 평양 원정길에 오르는 한국축구 대표팀이 출국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9년 만에 평양원정에 나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 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평양에서 경기하는 것은 1990년 10월 22일 남북통일 축구 이후 29년 만이다.

한국이 가장 최근 평양 원정을 치른 건 2017년 4월 아시안컵 예선에서 북한과 맞붙은 여자축구다.

이를 위해 대표팀은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건너가 북한대사관에서 북한 입국 비자 등을 받고 하루를 묵었다. 이어 한국 시간으로 14일 오후 2시 25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평양행 비행기에 올랐다.

북한전은 앞서 1, 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2연승을 달리고 있는 벤투호가 2차 예선에서 맞이한 첫 번째 고비다.

한국(승점 6·골 득실+10)은 H조에서 북한(승점 6·+3)과 나란히 2승을 따냈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H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과 3차전에서 승리하면 선두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다.

특히 FIFA 랭킹 37위인 한국은 113위인 북한과 역대 전적에서 7승 8무 1패로 앞서고 있다. 전력면에선 크게 부담되는 승부는 아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북한에 당한 1패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치른 평양원정 때인 1990년 10월 11일 치른 남북통일 축구 때다.

뿐만 아니라 이번 평양원정은 여러 가지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평양 김일성경기장의 그라운드는 인조잔디다. 천연잔디에서 주로 경기를 치러온 대표팀으로서는 낯선 환경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또, 적대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 속에서 한국을 응원하는 목소리 하나 없이 5만 북한 관중들에 둘러싸여 경기를 치러야 한다. 태극전사들이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일이다. 어디서든 원정 경기를 치르더라도 교민들의 응원과 태극기는 있었다.

생중계도 없다. 지상파 3사의 협상을 대행한 에이전시가 12일 평양에 들어가 협상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북한이 월드컵 예선 등 축구 경기를 생중계했던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계진의 평양 파견도 초청장이 오지 않았다. 지난달 레바논과 1차전 2-0 승리도 경기 종료 1시간이 지나서야 아시아 축구연맹에 문자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3일 중국으로 출국에 앞서 벤투 감독은 “북한은 거칠고 과감한 팀이다. 역습에서 빠르고 날카로운 팀이다”면서 “이런 부분들을 선수들에게 잘 이야기해주면서 대비했다. 북한이 강점도 있지만 우리가 공략할 틈도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준비가 잘 됐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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