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현2구역’, 마포 집값 견인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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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현2구역’, 마포 집값 견인했을까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9.10.13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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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분양권 거래 8월 말 이뤄져…“‘아현2구역’ 지역 집값 주도까지는 아니다”
최고가 경신 잇따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대장 아파트 중심으로 상승세 보여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아현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아현2구역)은 마포구에서 대표적인 재건축 사업장으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은 지난 10일 발표한 ‘KB주택시장동향’을 통해 마포구 집값이 전주 대비 0.24% 오르는데 있어 ‘아현2구역’이 주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언급했다. 0.24%라는 수치는 서울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다만 현지에서 체감하는 ‘아현2구역’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미비했다. 현재 거래가 불가능한 곳이기에 집값을 주도하기보다 제한적인 역할만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나 길을 하나 건너면 위치해 있는 서대문구 ‘e편한세상 신촌’이 지역 집값을 주도한다고 설명했다.

‘아현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공사현장. 사진=전기룡 기자
‘아현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공사현장. 사진=전기룡 기자

지난 11일 지하철 2호선 아현역에 내려 아현시장을 지나자 한 공사현장이 눈에 띈다. 이곳은 지난 8월 29일 착공을 시작한 ‘아현2구역’이다. ‘아현2구역’은 이주가 완료되는 7월 즈음 착공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당초 일정보다 한 달가량 지연된 8월말이되서야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아현2구역’은 착공과 동시에 전매제한이 적용되는 곳인 만큼 7월을 기점으로 분양권 가격이 급등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8억원대에 박스권을 형성했던 ‘아현2구역’ 전용면적 59㎡형(5층) 분양권은 착공을 목전에 둔 지난 7월말 9억600만원(7층)까지 상승했다. 착공을 일주일 앞뒀던 시점에는 전용 84㎡형(14층)이 11억935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현2구역은 아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인데다 신촌과 이대 상권도 근처라 입지적 강점이 명확하다”며 “착공이 이뤄지면 전매제한에 묶이기 때문에 그 전에 거주목적으로 분양권을 확보하려는 분들이 꽤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 분양권 거래가 8월말이어서 ‘아현2구역’이 주변 집값을 끌어올렸다는데 공감을 하기는 힘들다”면서 “‘아현2구역’의 착공으로 눈에 띄는 인프라가 확충되는 것은 아니기에 오히려 기존 대장 아파트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집값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맞는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공사현장 옆 골목 전경. 사진=전기룡 기자
공사현장 옆 골목 전경. 사진=전기룡 기자

실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1·2·3단지 모두 최근 거래를 통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래미안푸르지오 1단지’ 전용 84㎡형(4층)은 지난달 4일 기존 14억원이었던 최고가를 깨고 14억500만원에 거래됐다. 2단지(59㎡형·8층)와 3단지(114㎡형·18층)도 8~9월 기존 최고가 대비 각각 5000만원, 1억5000만원 높은 가격에 계약을 마쳤다.

아현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규제가 발표되면서 투자를 목적으로 방문하시는 분들보다 실거주를 목적으로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과거 투자 수요가 한창 몰렸을 때보다는 아니지만 규제 여파로 신축 아파트의 공급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e편한세상 신촌’ 등에서는 꾸준히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정부가 마포구를 집중 조사지역으로 선정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국토부 등 32개 관계기관은 서울시 25개구를 대상으로 실거래 위반행위에 대해 합동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와 서대문·마포·용산·성동구 등 8개구는 집중 조사지역에 포함됐다.

아현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마포구에서 이뤄진 모든 부동산거래의 자금을 들여다볼 예정이기에 단기적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조사 결과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에 지금은 좀 더  지켜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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