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에 쏠린 눈…이번주 기준금리 추가 인하 단행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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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에 쏠린 눈…이번주 기준금리 추가 인하 단행되나?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10.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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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에 디플레 우려까지…16일, 연 1.25%로 인하 전망 우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1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린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1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린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결정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펴는 가운데 한은이 16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내린다면 지난 7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한 발 앞서 '깜짝 인하'를 단행한 이후 석 달 만에 추가 인하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기준금리 수준은 사상 최저치인 연 1.25%로 되돌아가게 된다. 2017년 11월 금리정상화에 들어간지 2년 만에 다시 초저금리 시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발표되고 있는 국내 주요 경제지표가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추세다.

아직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연간 2.2% 성장률 달성은 물 건너 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은이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국내 경제 연구기관들과 해외 IB(투자은행)들은 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에 그치거나 아예 1%대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 JP모건(1.9%), 모건스탠리(1.8%) 등은 1%대 후반으로, 한국금융연구원(2.1%), 현대경제연구원(2.1%), LG경제연구원(2.0%) 등은 2%대 초반으로 내다봤다.

저물가가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0.4% 떨어져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공식 통계 집계로는 사상 첫 마이너스였다. 여기에 장기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 뚜렷한 경기반등 조짐도 나타나질 않고 있다. 한은이 금리인하를 늦출 만한 명분은 거의 없는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금통위가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낮출 것이라는 전망을 놓고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국내 경기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가운데 8∼9월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대두하고 있어 한은으로선 금리 동결을 고수할 명분이 줄어든 탓이다.

이미 지난 8월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은 제기됐다. 8월 금통위 회의록에 따르면, 신인석 위원과 조동철 위원은 이 자리에서 '0.25%포인트 인하' 소수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동결 의견을 낸 다른 위원들도 금리 인하에 반대한다기보다는 7월 금리 인하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보자는 쪽에 가까웠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도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회복세를 지원하는 데 통화정책의 초점을 맞춘다는 정책 신호(시그널)를 금융시장에 보낸 상황"이라고 말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금리 인하를 암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내려 한은으로서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기 위한 여력도 커진 상황이다.

이제 시장의 남은 관심사는 내년에도 한은이 금리 인하를 지속할지 여부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일형 금통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내는 가운데 금통위가 이달 금리를 인하 결정을 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져 기준금리가 연 1.0%로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의 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한은이 경기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자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이달 인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다음번(11월 29일) 회의에서는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미 연준이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점도 한은의 통화정책 부담을 줄여주는 측면이 있다"며 "추가 인하 여력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한도 내에서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한은의 완화정책 의지는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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