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K, ‘위로금·임금인상’ 카드 꺼내…롯데카드 노조 달래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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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BK, ‘위로금·임금인상’ 카드 꺼내…롯데카드 노조 달래기 총력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9.10.11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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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100억원 규모 재원 마련 매각위로금 지급
임단협 통해 처우 개선…동요하는 임직원 막기 위한 조치
롯데카드 전경. 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 전경. 사진=롯데카드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롯데카드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임직원에게 매각 위로금을 지급한다.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추가 재원을 마련해 위로금을 지급한 사례는 금융업계에서는 처음이다. 임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노사는 지난 10일 특별교섭을 진행해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임직원에게 100억원 규모의 매각 위로금의 추가 지급을 확정했다. 사측에선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가 직접 나와 노조와 협의했다. 김 대표가 MBK파트너스와 협의를 거쳐 위로금 지급 시점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서 MBK파트너스는 롯데지주에서 결정한 위로금과는 별개로 100억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해 매각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위로금은 직원들의 근속연수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700명가량의 롯데카드 직원 수를 고려하면 1인당 평균수령액은 약 7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매각 차익을 남기는 사모펀드이자 롯데카드 매수자인 MBK파트너스가 금융업계에 위로금을 지급한 전례가 없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코웨이, 2015년 홈플러스 등 유통기업 인수시 매각 위로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2014년 금융사인 ING생명보험을 인수할 때는 한 푼도 주지 않았다. 금융업계에서는 처음 주는 위로금인 셈이다.

이번 MBK파트너스의 결정은 기업의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동요하는 임직원의 이직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매각 위로금은 통상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근로자들이 기여했다는 측면에서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격려금 성격으로 의무사항은 아니다. MBK파트너스가 출범부터 직원과의 갈등으로 삐걱거리기보다는 위로금으로 달래기를 시도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노사 갈등이 꼽힌다. 그간 롯데카드 노조는 천막농성, 철야농성, 피켓시위 등을 통해 위로금 상향을 주장해왔다. 롯데카드 임직원들은 흑자를 내며 점유율을 10% 이상 끌어올렸지만 롯데지주가 결정한 매각 위로금은 매각대금인 1조3810억원의 1.37% 수준인 약 190억원으로 너무 적다는 입장이었다. 동시 매각이 진행된 롯데손해보험의 매각대금(3700억원)과 큰 차이가 남에도 롯데손보보다 적은 위로금을 받는 것에 대해 반발한 것.

또 롯데카드 노사는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임금단체협상을 통해 롯데카드 임직원의 실질 처우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 직원 연봉은 은행계 카드사 직원의 85% 수준으로 카드사 중 최저 연봉을 받는 상황이다. 임단협을 통해 임금인상률을 올려 직원들의 사기를 올린다는 것에 MBK파트너스도 공감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본사 이전도 확정됐다. 롯데카드는 1980년 7월에 준공된 롯데손해보험빌딩(전 대한화재해상보험빌딩)에 자리 잡고 있는데 건물 노후화로 몇 년 전부터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롯데그룹이 카드와 손보사를 한 건물에 입주시켜 그룹 내 금융사업 위상을 제고할 방침이었지만 MBK파트너스 체제 아래서는 한 건물을 사용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지난 5월 롯데지주로부터 롯데카드 지분 79.83%(1조3810억원)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이후 다섯달여만인 지난 10월 2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 롯데카드의 MBK파트너스 체제가 본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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