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 과학적으로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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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 과학적으로 입증
  • 조용국 기자
  • 승인 2013.01.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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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영남대 단백질연구소 연구팀(소장 조경현 교수)은 가습기 살균제의 돌연사 원인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PHMG와 PGH를 구입해 권장사용량대로 사람의 혈청단백질과 피부세포, 혈관세포, 그리고 제브라피쉬의 배아 및 성체에 투여한 뒤 생리적 영향을 관찰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PHMG와 PGH가 ▲심혈관 급성 독성 ▲피부세포 노화 촉진 ▲배아 염증 유발 등의 심각한 독성을 지닌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중증폐질환자의 돌연사 원인이 급성 염증의 증가 및 심장 대동맥 섬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폐사한 제브라피쉬의 혈청에서는 염증인자가 대조군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간 조직 분석에서도 심각한 지방간 유발 및 급격한 간염증 증가가 발견됐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사람 피부세포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PHMG 제품의 권장사용량대로 사람 피부세포에 처리한 결과, 세포사멸이 너무나 심각해 더 이상 실험을 진행할 수 없었고, 10배 희석처리 한 경우에도 세포의 절반 정도가 사멸했다. 피부세포 노화도 더욱 촉진되며, 혈관 대식세포 변형 및 동맥경화 유발 효과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식세포’(大食細胞)는 선천적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로, 변형이 발생할 경우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연구)’과 한국창의재단의 '학부생연구프로그램지원사업‘(URP)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독성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SCI국제학술지 <심혈관 독성학>(Cardiovascular Toxicology)지에 온라인 출판됐다(논문 제목 “Acute cardiovascular toxicity of sterilizers, PHMG and PGH : severe inflammation in human cells and heart failure in zebrafish”).  

특히 이번 논문에는 생명공학부 3학년 김학현(23)씨와 대학원 생명공학과 석박통합과정 4기 김재용(26)씨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그 결과 2008년 11월 이후 조경현 교수 연구실에서 발표된 학부생 주저자 SCI 논문은 총 6편으로 늘어났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조경현 교수(44, 생명공학부)는 “가습기 살균제의 사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증폐질환으로 수 십 명이 사망했다는 기사 보도 이후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회수․판매 중단되었지만, 아직도 샴푸나 물티슈, 살균용 스프레이 등은 동일한 성분의 사용이 가능한 실정”이라면서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살균제 성분의 독성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원인 중 하나를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으로, 생활용품 제조 성분의 안전가이드라인 제시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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