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업황 악화에 국토부 제재까지…이중고로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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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업황 악화에 국토부 제재까지…이중고로 ‘시름’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0.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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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여객 수요 감소로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실적 부진 불가피
1년 2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사업 규제도 발목…LCC 2위 자리 흔들
진에어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진에어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진에어가 업황 악화에 국토교통부의 제재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로 시름하고 있다. 당장 3분기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가운데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 될 경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2위 자리를 빼앗기는 건 시간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벌써 1년 2개월째 경영차질을 빚고 있다. 국토부가 지난해 8월부터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취항을 금지하는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당시 국토부는 조현민 전 부사장(현 한진칼 전무)이 ‘물컵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외국인 신분으로 등기임원에 재직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이에 진에어가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충분히 이행했을 경우,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경영문화 개선 보고서를 제출한 진에어는 지난달 9일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신규 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제한, 부정기편 운항 허가 제한 등 지난해 내려진 제재 해제를 위한 노력이 마무리됐음을 공식적으로 알린 것이다.

하지만 보고서를 제출한지 한 달이 지나도록 국토부는 깜깜무소식이다. 여전히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진에어는 1년 2개월째 이어진 국토부의 제재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LCC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현재 LCC 3위인 티웨이항공은 연말까지 항공기 2대를 추가해 총 28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부터 항공기 26대를 보유하고 있는 진에어를 앞지르게 된다.

LCC업계 4위인 에어부산의 추격도 거세다. 에어부산은 진에어와 동일한 항공기 26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다음달부터는 김해공항을 넘어 인천 노선에서도 첫 운항을 시작한다. 에어부산은 오는 11월 인천 발 중국 닝보·선전을 시작으로 세부·가오슝 노선에 잇달아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발 악재까지 겹치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직행과 경유를 모두 포함한 일본노선 항공 여객은 152만1301명으로 지난해 8월(190만 7960명)보다 2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불매 운동으로 인한 여객 수요 감소는 벌써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진에어는 지난 2월 몽골·싱가포르 신규 운수권 배분과 5월 중국 노선 운수권 추가 배분 등에서도 배제돼 노선 다변화에 나선 타 LCC들에 비해 일본 여행객 감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분기 26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진에어는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진에어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3분기가 여름휴가와 명절 여행수요 등이 겹친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격적인 실적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진에어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 감소한 2165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적자(-136억원)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지난해 이후 신규 항공기를 인수하지 못하고 있고 상반기 중국 노선 배분에서도 배제되는 등 신규 취항도 하고 있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진에어는 성수기 임에도 3분기 적자가 불가피하다”면서 “영업이익 적자 전환의 원인은 일본 노선 부진과 경쟁 심화에 따른 국제선 여객운임(Yield) 하락과 국토부의 규제로 인한 비용 비효율이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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