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해외송금시장 잡아라…시중은행 수수료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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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해외송금시장 잡아라…시중은행 수수료 경쟁 ‘치열’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9.10.1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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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완화에 소액해외송금업자 수·규모 증가
국민·하나·신한銀 등 연말까지 수수료 면제·인하
표=KEB하나은행 하나금융 경영연구소
표=KEB하나은행 하나금융 경영연구소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정부 규제 완화로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업체 등이 가세하면서 15조원에 달하는 해외송금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줄어드는 시장점유율에 고객 이탈을 막고자 핀테크 기업과 협력은 물론 수수료를 대폭 인하 등 고객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액해외송금업자 자본요건 20억→10억원으로 완화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일반 국민의 해외송금 편의를 높이기 위해 소액해외송금업자를 통한 해외송금 한도를 건당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조정할 방침이다. 또한 외국환거래 관련 창업을 활성화하고 경쟁 촉진을 위해 소액해외송금업을 하려는 사업자의 자기자본 요건을 20억원 이상에서 10억원이상으로 완화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 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내용을 포함해 법률안 40건, 대통령안 13건, 일반안 2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일주일가량 뒤에 공포되고 곧바로 시행된다. 

소액해외송금업제도는 핀테크(금융기술) 업체 등 상법상 회사를 통해 일정 금액 이하의 해외송금을 허용하는 제도다. 2017년 7월 도입 이후 건당 송금 한도가 3000달러로 제한됐는데 소액해외송금업자의 거래 규모를 늘려 핀테크 업체 역량 강화에 도움을 주고 국민 편의를 높이고자 이번에 한도를 상향하게 됐다. 

◇지난해 국내 체류 외국인 124만명…전년比 7만명↑

정부가 소액해외송금업을 활성화 시키는 데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내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의 국내 체류외국인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 말 124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국가통계포털의 ‘지역 및 연령별 등록외국인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124만6626명으로 전년(2017년) 117만1762명보다 7만4864명이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2013년(98만5923명), 2014년(109만1531명), 2015년(114만3087명), 2016년(116만1677명) 등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에 해외송금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나금융 경영연구소의 ‘국내 해외송금시장의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전까지 정체돼 있었던 개인 해외송금 규모는 외국인 체류자 증가 및 유학생 송금 수요 등으로 지난해 134억달러(15조5828억원)로 크게 늘었다.

특히 국내 장기체류 등록 외국인 수도 2012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해외 송금의 절대 규모도 커져가고 있다. 2014년 32%에 불과했던 외국인 근로자 송금 비중은 지난해 40%를 차지했다. 

정희수 연구원은 “네팔과 필리핀의 비중이 각각 43%(송금액 기준), 49%(건수 기준)로 높게 형성돼 있다”며 “네팔과 필리핀은 해외이주 근로자의 송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수수료 이벤트로 고객몰이 나서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소액해외송금업자 수도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송금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소액해외송금업자 수는 해당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7년 8월 초 4개 업체가 등록한 이후 올해 5월 말 현재 25개 업체가 등록돼 있다. 현재 영업 중인 업체는 20개 정도로, 여기에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까지 합할경우 해외송금을 다루는 업체만 30개가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잇달아 해외송금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관련 이벤트를 실시하며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오는 12월말까지 아시아 주요 국가인 몽골–미얀마–베트남으로 해외송금하는 고객에게 송금 수수료를 면제하는 ‘So Cheap!! 아시아 해외송금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영업점에서 ‘KB ONE ASIA 해외송금 서비스’ 또는 ‘자동화기기(ATM)이용 해외송금 서비스’ 사전송금정보 등록 후 KB국민은행 자동화기기(ATM) 또는 리브(Liiv)앱에서 건당 1000불 이상 몽골·베트남·미얀마 3개국으로 송금하는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KEB하나은행은 NHN페이코와 손잡고 24시간 365일 전 세계 81개국으로 해외송금이 가능한 ‘페이코(PAYCO) 제휴 해외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기념해 오는 12월말까지 미화 5000 달러 이하 송금 시에 부과되는 송금 수수료를 2000원으로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인하키로 했다.

페이코 앱을 통해 24시간 365일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 81개국에 빠르고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해외송금 서비스로 별도의 추가 앱 다운 없이 페이코 앱에 탑재된 해외송금 메뉴를 통해 간단히 해외 송금을 보낼 수 있다.

송금 국가와 금액, 수취인 정보의 입력만으로 기존 3일에서 5일까지 걸렸던 송금 시간을 빠르면 10분 이내로 단축해 송금할 수 있다. 필리핀, 미얀마 등 22개 국가의 경우 수취인의 휴대폰 번호, 주소 입력만으로 간편하게 송금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 쏠(SOL)을 통한 해외 송금 시 3000달러 이하 금액에 대해선 수수료 면제 혜택도 올해 말까지 적용한다. NH농협은행은 오는 31일까지 ‘비대면 NH웨스턴유니온자동송금’을 이용해 해외송금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골드바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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