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 공개행보 김정은, 스톡홀름 노딜에도 옥수수 들고 활짝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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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 공개행보 김정은, 스톡홀름 노딜에도 옥수수 들고 활짝 웃음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10.0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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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약 한 달만 공개행보 노딜에는 침묵
북측 의도적 실무협상 판깨기 관측에 힘 실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제810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제810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협상이 노딜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농장을 방문해 옥수수를 들고 활짝 웃음을 보였다. 북한이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실무협상판을 깼다는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됐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9일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제810군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현지 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지도의 날짜를 통신이 밝히지 않았으나 전날 8일 방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공개행보는 약 한 달만이다. 특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지 나흘만이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농장을 돌아보며 △농업 과학 연구 부문에 대한 인적·물적 지원 강화 △불리한 환경과 병충해에 잘 견디는 농작물 육종 △새 품종에 대한 보급 사업 개선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영농 방법 연구 등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우량 품종들을 더 많이 육종 개발함으로써 인민들의 식량 문제, 먹는 문제를 푸는 데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농업 분야의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우리가 믿을 것은 과학 기술의 힘"이라며 "당에서는 최근 농업 전선의 비약적인 과학적 발전을 중시하고 이에 대해 높이 평가하지만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며 높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농업 발전 추세를 잘 알고 나라의 전반적인 농업을 혁신시키기 위한 사업에 전 국가적인 힘을 넣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실무협상이나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톡홀름 노딜에도 불구하고 공개석상에서 미소를 보인 것은 스톡홀름 노딜이 김 위원장의 의도에 따른 것임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북미 실무협상 결렬 배경과 관련, 김명길 순회대사가 오전 회의 직후 점심식사 전 평양과 상의하고 판을 깨자고 결론을 내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은 지난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대사가 오전 (회담에서 미측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오후 회담을 해 봤자 뻔하고 좀 더 시간을 두고 더 다급하게 만들어야 되겠다는 계산을 하고 평양과 상의했을 것"이라며 "좀 더 (미국에) 압박을 가하자. 그러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나오지 않겠나 하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종의 벼랑 끝 전술을 써서 금년 중에 미국의 태도 변화를 확실하게 유도하자(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전직 정부 당국자도 "북한은 하노이 회담에서 자신들이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고 보복을 벼르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자신들이 결렬시킨 뒤 뒤이은 회담부터 합의를 끌어내는 시나리오를 짰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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