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vs 3주구…분양 기대감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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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vs 3주구…분양 기대감 ‘온도차’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9.10.0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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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주구, 소송전부터 분담금 이슈까지…무산 가능성도
3주구, 조합장 공석 8개월만에 이달 중 집행부 선출 나서
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전기룡 기자
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전기룡 기자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는데 있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6개월의 유예기간을 적용하기로 했지만,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장만은 웃지 못하고 있다. 첫 삽을 뜨기 직전까지 갔던 1·2·4주구와 3주구 모두 대내외적인 이슈로 인해 사업이 답보 상태에 빠져서다. 다만 현지에서는 새로운 집행부 선출에 나선 3주구가 소송전에 빠진 1·2·4주구보다는 이른 시일 내 분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며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1·2·4주구의 총 사업규모는 10조원에 달한다. 또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이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크로리버파크’와 함께 서초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랬던 1·2·4주구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가 지난 8월 조합원 267명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림에 따라 판도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소송 결과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최종 무효로 확정됐을 뿐더러 당초 계획됐던 10월 중 이주가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문제다. 2017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던 1·2·4주구는 분양조건을 변경할 경우 2018년 1월부로 시행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 경우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은 1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원고 일부가 소송 취하에 나서고, 조합도 항소에 나설 계획이지만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소송전이 계속되고 있어 우스갯소리로 10년은 지나야 재건축이 이뤄질 것이란 말도 나온다”면서 “1심을 진행하는데 1년 8개월가량 소요됐는데 추가 소송을 할 경우 각 단계마다 1년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이고 설계변경에 추가 분담금 이슈까지 있어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원 및 대의원 선임 등을 위한 정기총회’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 사진=전기룡 기자
‘임원 및 대의원 선임 등을 위한 정기총회’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 사진=전기룡 기자

이와 달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함으로써 사업 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합 내부 분열로 조합장이 공석이 된지 8개월여 만이다. 실제 방문한 3주구 단지에서도 ‘임원 및 대의원 선임 등을 위한 정기총회’ 개최 소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존재했다.

3주구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 내 갈등으로 인해 사업에 차질이 생겼던 곳이다. 앞서 조합은 지난해 4월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을 선정했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출한 입찰제안서에 문제가 발견됐고, 그 결과 조합은 지난 1월 새로운 시공사를 찾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즉각 법원에 조합의 시공사 선정 취소와 관련해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조합의 시공사 지위 박탈 총회가 성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은 ‘친현산파’와 ‘반현산파’로 양분됐고 조합장이 공석인 상황임에도 지금까지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지지 못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번 정기총회가 3주구 재건축사업에 있어 변환점이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서초구청의 중재에도 좁혀지지 않았던 내부 갈등이 일단락된 만큼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이유에서다.

반포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조합에서는 내후년 이주를 목표로 다시금 사업에 나설 예정으로 상당수의 3주구 조합원도 전세를 줄 때 2021년 여름 정도까지만 계약기간을 설정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변수가 나올 수 있겠지만 1·2·4주구와 3주구를 비교한다면 3주구가 보다 이른 시점에 분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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