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바닥론 인식에 거제·울산 등 원정투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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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론 인식에 거제·울산 등 원정투자 급증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9.10.0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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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경기 회복 등 영향으로 투자수요 다시 몰려
서울 거주자, 부동산규제 피하기 위해 지방에 눈길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경남 거제와 울산 등에서 서울 거주자들의 원정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집값이 약세였던 이들 지역의 하락폭이 둔화하고 일부는 상승 전환하는 등 ‘바닥권’ 인식이 확산하면서 투자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 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경남에서 거래 신고된 주택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경우는 총 58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96건)에 비해 47.7%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경남지역 주택 전체 거래량이 2만4846건으로 전년 동기(2만5022건) 대비 감소했고 서울과 경남을 제외한 타지역 거주자의 매입 건수 역시 14.4% 줄었지만 서울 거주자의 매수만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조선업 침체로 집값이 장기 하락했던 거제시의 경우 서울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가 올해 8월까지 총 15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건)보다 526%나 증가했다. 거제시와 서울을 제외한 기타지역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는 44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0건)보다 25.3% 감소했는데 서울 거주자의 매수 비중만 대폭 늘어났다.

울산 역시 올해 서울 거주자가 울산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총 11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85건)보다 34% 증가했다. 울산 남구의 경우 서울 거주자의 매수 건수가 53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24건)보다 120.8% 증가한 수치다.

창원시 역시 올해 8월까지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주택은 총 195건으로 작년 동기(97건) 대비 101% 증가했다. 창원은 기타지역 거주자의 매수도 84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가량 증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원정투자’가 증가한 이유로 집값이 장기간 하락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경남의 주택가격은 2016년 5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 올해 9월까지 3년4개월째 하락 중이다. 이 기간 누적 하락률은 주택은 9.75%, 아파트는 17.47%에 달한다.

조선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거제시의 아파트값은 이 기간 33.27%, 울산 아파트는 16.38% 하락하고 자동차 업종 실적 악화 등으로 창원시의 아파트도 22.6% 떨어지는 등 낙폭이 컸다.

'집값이 많이 내렸다'는 바닥권 인식에다 올해 들어 조선업 수주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들 지역에 투자 수요가 다시 몰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는 법인 단위로 가격이 크게 떨어진 빌라나 연립,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를 통매입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서울 거주자들이 종합부동산세·양도세, 대출 제한 등 강력한 규제를 피해 이같은 규제가 없는 지방으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한다. 지방의 경우 종부세 중과 대상에서 빠지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등 혜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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