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내 집 마련… 아파트 이어 연립‧다세대까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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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진 내 집 마련… 아파트 이어 연립‧다세대까지 ‘들썩’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10.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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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분기 후 잠잠하다 아파트값 급등에 덩달아 올라
2017·2018년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두 차례 급상승해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매매가. 자료=한국감정원 제공
안정세를 보이던 연립‧다세대 주택 가격이 2017년 8·2 대책과 2018년 9·13 대책 발표 이후 상승했다. 자료=한국감정원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연립‧다세대 주택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특히 강북 서북권과 강남 동남권의 가격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어서, 일시적인 현상인지 본격적인 상승의 전조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 최근 3년간 강북 서북권 평균 가격 7352만원↑ 

한국감정원의 시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최근 3년간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매매가는 20.8%(2억1436만원→2억58969만원)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16.47%), 인천(14.96%)은 물론이고 지방권(8.34%)과 5대 광역시(7.19%)보다 높다.

또 직전 3년치(2014~2016년)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매매가는 하락(서울 -3.63%, 강북지역 -5.66%, 강남지역 -2.25%)했었던 것과 확실한 대조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매매가를 권역별로 살펴보면 강북지역(도심권‧동북권‧서북권)이 5047만원(25.96%) 뛰어올랐다. 강남지역(서남권·동남권)은 3829만원(16.35%) 올라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지역별로도 강북 지역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강북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이 7352만원(41.87%)으로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7181만원(24.44%), 강북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구 등)이 3965만원(21.75%)으로 뒤를 이었다.

공교롭게도 잠잠한 모습을 보이던 연립‧다세대 주택은 최근 6년간 두 차례 크게 상승했는데, 2017년 부동산규제의 종합판이던 8·2 대책과 2018년 대출을 조이고 세금을 올리는 9·13 대책이 발표된 이후였다.

이 시기는 ‘실수요자 보호와 투기수요 근절’이라는 정부의 정책 의도와 달리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폭이 더 커진 시기이기도 하다. 아파트만큼은 아니지만,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연립‧다세대 주택 가격도 덩달아 뛰어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 사진=성동규 기자

◇ “그동안 너무 저평가…가격 격차 메우는 듯”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최근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확대, 고가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동 단위 핀셋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을 골자로 한 10·1 대책을 내놓으면서 연립·다세대 주택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일지 눈길이 쏠린다. 

여러 전문가는 가격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연립·다세대 가격 상승은 치솟은 아파트값과 재건축 아파트의 매력 하락에 재개발지역 연립주택이 반사이익을 얻은 것 등이 복합 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 교수는 “그동안 가격 상승이 지지부진했던 탓에 격차가 메워지는 정도로 봐야 한다”면서 “아파트와 재건축 투자 수요가 본격적으로 이동할지는 조금 더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규제의 풍선효과로 분석했다. 함 랩장은 “주택담보대출 등과 달리 사업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편이다”면서 “금리가 워낙 낮아 강북에서 사업자 대출을 이용해 다세대 또는 연립주택을 신축하는 사례가 최근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세권 인근 신축 연립·다세대 주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면서도 “문제는 미래가치가 높지 않은 데다 개발 가능성도 크지 않아 큰 폭의 오름세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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