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량이 4억원 이하의 거래량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가격대가 높아졌고 강남 3구 외에도 고가 아파트 분양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직방이 가격대별 아파트 거래량 비중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전국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 비중은 5.3%로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서울에서 더욱 두드러져 거래가격대별 비중에서 9억원 초과와 4억원 이하가 역전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비중은 ‘4억~9억 > 4억 이하 > 9억 초과’의 비율을 줄곧 유지했다. 1분기까지만도 4억~9억원 아파트의 거래비율이 44.7%, 4억 이하가 37.3%, 9억 초과가 18.0%를 기록했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분기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9억원 초과의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다. 2분기에는 4억원 이하가 21.8%, 9억원 초과가 31.1%로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3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계속돼 4억원 이하(19.0%)와 9억원 초과(28.7%)의 거래 비중이 10%포인트 정도 높다. 서울에서 4억원 이하와 9억원 초과의 거래 비중이 역전된 건 2006년 실거래가 발표 이후 처음이다.
서울에서는 고가 아파트 매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주로 이뤄졌던 거래는 지난해부터는 강남 3구 외 지역으로 확산했다.
3분기 들어 강남 3구의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 비중(48.1%)은 오히려 줄었으나 한강 변 지역(강동·광진·성동·용산·동작·영등포·양천·강서)은 44.2%로 늘었다. 이들 두 지역을 제외한 기타 지역도 7.8%의 비중으로,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서울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전국 매매가격이 9억원 초과인 아파트는 서울이 2~3분기에 80% 이상을 차지한다. 2018년 4분기와 2019년 1분기를 제외하고 80% 이상을 기록했다. 경기도가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서울과 인접한 일부 경기도 지역에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9억원 초과의 아파트 거래량 90% 이상이 서울과 경기도에 분포됐다. 그 외 지역은 10% 이하에 그치고 있고 지방은 아직 아파트 매매의 절반 이상이 2억원 이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4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아파트 매매시장이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분양 시장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며 “정부의 가격 안정화 정책 기조에도 9억원 초과의 고가 아파트 매매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데 있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