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스톡홀름 노딜에 핵·ICBM 시험 재개 카드로 美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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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스톡홀름 노딜에 핵·ICBM 시험 재개 카드로 美 위협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10.0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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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시험과 ICBM 발사 중단 유지여부는 전적으로 美에 달려"
재선 캠페인 나선 트럼프 약점 노려 연말까지 새 협상안 요구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북미 실무협상 결렬후 성명을 발표 중인 김명길 북측 대표.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하노이 회담 이후 7개월 만에 열린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노딜로 결렬됐다. 이에 북한은 큰 불쾌감을 나타내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내비치며 미국을 압박했다. 재선 캠페인에 들어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실무협상 직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며 미국에 대한 기선제압에 나선 바 있다.

▮ 北김명길 “협상 결렬은 전적으로 미국 탓”

이번 협상 결렬 원인은 미국이 북한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제안을 내놓은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오후 6시 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실무협상 결렬 소식을 전한 뒤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해내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사는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며 “우리가 이미 미국 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도 충분히 줬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을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핵시험과 ICBM 시험 발사 중지, 북부 핵 시험장의 폐기, 미군 유골 송환과 같이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과 신뢰 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 있게 화답하면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들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고 했다.

또한 김 대사는 성명 발표 이후 질의응답에서 ‘ICBM 핵실험 중지에 대해서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의 핵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입장에 달려 있다”며 “조선 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불변하다”고 답했다. 다만, 김 대사는 “미국이 독선적이고 일방적이고 고담에 구태의연한 입장에 매달린다면, 백번이고 천번이고 마주 앉아도 대화가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협상을 위한 협상을 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미국에는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전혀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 美 “北에 창의적 방안 제시했다” 반박

스톡홀름 실무협상에 대해 북한이 노골적으로 미국을 비난하자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미국 대표단이 창의적 방안을 가져갔으며 북한 측과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반박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이날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논의가 이뤄지는 동안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래 있었던 일들을 되새겼으며 양쪽 모두의 많은 관심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보다 집중적인 관여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며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의 핵심사안 각각에 대해 진전을 이루게 할 많은 새로운 계획에 대해 미리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논의를 끝맺으면서 미국은 모든 주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 측의 초청을 수락할 것을 제안했다”며 “미국 대표단은 이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과 북한은 70년간 걸쳐온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적대의 유산을 단 한 차례의 토요일 과정을 통해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것은 중대한 현안들이며 양국 모두의 강력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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