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협상 결렬…北 김명길 "우리 기대 부응 못해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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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협상 결렬…北 김명길 "우리 기대 부응 못해 불쾌"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10.0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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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美에 연말까지 숙고할 것을 권고" 대화 의지는 계속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의가 결국 결렬됐다. 지난 2월말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7개월여만에 만난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다시 위기를 맞게 된 셈이다. 다만 북한은 연말까지 미국에 새로운 조치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면서 대화 지속 의지를 보였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실무협상이 열린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며 "협상은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나는 이래서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협상의 결렬 원인이 미국의 변함없는 태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 도출 못 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며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을 시사하면서 기대감을 부풀게 했지만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고,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다"고 했다.

김 대사는 이어 "우리가 이미 미국 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을 충분히 줬지만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잘못된 접근으로 초래된 조미 대화의 교착 상태를 깨고 문제의 돌파구를 열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이미)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입장은 명백하다"며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안전과 발전을 위협하는 모든 장애물이 깨끗이 제거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미국과의 모든 대화의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김 대사는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을 제의했다"며 "이번 조미 실무협상이 실패한 원인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시정함으로써 대화의 불씨를 되살리는가, 대화의 문을 영원히 닫아버리느냐는 미국에 달려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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