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DLF 상처에 사후약방문 대처 나서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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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 DLF 상처에 사후약방문 대처 나서는 은행권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9.10.0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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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국민은행 등 잇따라 ‘고객중심’ 개정안 마련
금융당국, 투자자 보호 관련 규정 개선안 이달 말 발표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우리, 하나 은행 파생결합상품인 DLF·DLS 상품 피해에 대한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 및 호소문 발표’에서 피해자들이 국정조사를 요구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우리, 하나 은행 파생결합상품인 DLF·DLS 상품 피해에 대한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 및 호소문 발표’에서 피해자들이 국정조사를 요구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이 대규모 원금 손실로 논란이 일자 시중은행들이 고위험상품 판매와 관련해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섰다. 금융당국도 투자자 보호 관련 규정 개선안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DLF의 주요 판매 창구였던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손실 피해 고객에게 깊이 사과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고객 보호 방안을 내놓았다. 

먼저 우리은행은 고객 자산관리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추진 방향을 ‘고객 케어(Care) 강화’로 설정하고 △평가제도 △조직·인력 △프로세스 등 시스템 전반을 바꿀 방침이다.

이를 위해 먼저 평가제도(KPI)를 전면 개편해 △고객서비스 만족도 △고객 수익률 개선도 등 고객 중심의 평가지표로 바꾼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아울러 고객관점에서 고객케어에 집중하는 조직도 신설한다. 고객별로 고객의 투자상품 전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상품 수익률이 위험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과  고객이 전문가와의 직접상담을 통해 투자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객 위험 관리를 위한 2~3중 방어 체계도 준비 중이다. 여신에서 부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다중의 관리체계를 가지는 것처럼 WM분야에서도 고객의 투자 위험관리 체계를 도입한다.  

하나은행은 손님의 자산관리에 대한 은행의 정책, 제도 및 프로세스를 ‘성과 중심’에서 ‘손님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먼저 소비자보호를 위해 본점 내 ‘손님 투자 분석센터’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PB 등 직원과의 대면을 통한 투자성향 분석에 추가해 본점의 승인단계를 거치게 함으로써 객관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손님의 자산이 고위험상품에 집중되는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예금자산 대비 고위험 투자 상품의 투자한도를 설정키로 했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KPI에서 손님수익률을 포함한 손님관리 비중을 2배 이상으로 상향조정한다. 앞으로도 평가 체계는 성과 중심에서 손님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PB역량도 크게 강화된다. 개인금융에만 치우친 역량 뿐 아니라 기업금융과 투자금융(IB) 등의 업무에서도 전문역량을 두루 갖출 수 있도록 전문 교육을 확대 실시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PB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포트폴리오 조기진단 시스템’ 도입으로 손님의 성향과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관찰해 손님의 리스크를 최소화한 맞춤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투자 상품 스마트 창구 적용 등 시스템화를 통해 상품 가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 요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한다.

이밖에 녹취 및 해피콜 요건을 확대하는 등 손님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강화와 상품위원회 운영을 개선함으로써 상품도입의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금융투자상품 판매 및 서비스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먼저 판매 상품을 선정하는 상품위원회 심의절차를 강화한다. 상품위원회 심의 전 단계에서 철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심의절차를 3단계에서 4단계로 확대한다. 

은행 내 투자상품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협의체를 신설해 투자상품 판매 리스크를 더욱 세밀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4단계: 상품부서 담당자 검토→투자상품협의체(신설) 검토→리스크 및 준법 관련 부서 점검→상품위원회 심의)

고객 자산관리 관점의 안정적인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변동성이 커진 최근 금융시장 환경과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은행 고객의 특성을 반영해 위험이 크지 않은 채권형이나 혼합형 상품, 포트폴리오 중심의 상품판매를 확대한다. 

고객 자산관리 중심의 상품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영업점 평가체계 개선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수익성보다는 고객 수익률과 자산관리 중심의 평가 체계를 더욱 강화해 고객의 자산과 은행이 같이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재발 방지를 위해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와 관련된 개선방안을 이달 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고위험 상품에 대해 일정 부분 판매 제한하는 방안, 판매 과정에서 추가 보호 장치를 두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도 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 발표한 ‘주요 DLF 판매 서류 전수 점검’ 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불완전판매 의심사례는 전체 4000여건 가운데 2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적발한 주요 불완전판매 유형은 △설명의무 위반 △투자자 성향 파악의무 위반 △무자격자 판매 △고령투자자 보호 절차 위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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