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vs 카스, 日맥주 빈자리 '누구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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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vs 카스, 日맥주 빈자리 '누구 품으로'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9.3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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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이후 점유율 급락해 위상 ‘추락’…국산제품 호평받으며 점유율 확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맥주.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맥주.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일본 맥주가 시장영향력을 잃어가면서, 국내 업체들이 수요 공백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올해 8월한국에 대한 일본산 맥주 수출액은 5900만엔(약 6억5500만원)으로 전월(6억3943만엔·71억원) 대비 92.1% 줄었다고 발표했다. 8월은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개시된 시점이다. 불매운동 이후 일본 맥주가 국내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국내 맥주 판매의 주요 창구인 편의점 점유율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GS25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18일까지 캔맥주(500㎖) 판매 순위 1위와 3위는 각각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 ‘테라’가 차지했다. 부동의 1위였던 ‘아사히’를 누르고 국산 맥주가 1위를 차지한 건 최근 5년간 이번이 처음이다. GS25에서 지난해 22.5%를 차지했던 일본 맥주 점유율은 이달 1.8%까지 위축됐다.

업계에서는 일본 맥주의 수요를 붙잡기 위한 각 업체들의 공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의 일본 맥주의 비중은 그간 넘어서기 힘든 벽과 같았다”며 “일본 제품들의 아성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갈 곳을 잃은 해당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공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여파로 일본 맥주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각 업체들의 새로운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는 가운데,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경쟁이 가장 거세다. 현재 4위에 위치한 1664블랑의 유통사는 하이트진로다. ‘참이슬’을 내세워 소주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그간 맥주 사업에 약세를 보였다고 평가받았다. ‘하이트’가 카스에 밀리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도는 점차 변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출시하면서부터다. 테라는 지난달 27일 기준 2억204만병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초당 14.6병씩 판매된 셈이다. 판매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테라는 출시 39일 만에 100만상자 판매를 돌파하며 맥주 브랜드 중 출시 초기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기록했다. 이후 판매에 가속도가 붙어 72일 만에 200만 상자, 97일 만에 300만상자 판매를 기록했다. 8월도 출시 후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 업체간 경쟁은 유통채널(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보다 소매점에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주류)’을 주로 이용하는 창구라는 이유에서다. 이 시장에서의 테라의 상승세는 유행어로 체감할 수 있다. 그간 소맥의 경우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이라는 단어로 불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테슬라(테라+참이슬)’이라는 신조어가 떠오르는 추세다. 테라와 참이슬은 모두 하이트진로의 제품이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일거양득’을 챙기는 상황이다. 처음처럼의 경우 롯데주류의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국내 맥주시장은 오비맥주가 호령하는 분위기였지만, 테라의 상승세로 지각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하이트진로 입장에서는 그간의 침체된 맥주사업 분위기를 반전시킬 중요한 시기가 다가온 만큼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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