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전자담배 쥴랩스, 국내외 악재에 CEO사퇴까지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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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전자담배 쥴랩스, 국내외 악재에 CEO사퇴까지 '설상가상'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9.29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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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광고중단‧CEO사퇴 등 전방위 압박…국내 정부 규제 확정 시 입지 사라져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쥴'.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쥴'.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미국에 본사를 둔 쥴랩스가 현지와 국내에서 모두 추락할 상황에 놓였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액상 전자담배 사용 및 판매를 금지하는 추세다.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질병 발병률이 높아짐에 따른 조치다. 현재 판매가 금지된 지역은 뉴욕주, 미시간주, 로드아일랜드주, 워싱턴주 등이다. 오리건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주민들이 전자담배 흡연 중단을 촉구하고 있으며, 메사추세스주는 가향 전자담배뿐 아니라 일반제품 4개월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같은 액상 전자담배 판매금지 추세는 사용자의 피해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점에서 비롯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전자담배 흡연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의문의 폐질환이 지난주 52%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사망한 사람은 13명에 달한다. 지난주 기준 폐질환 확진 및 의심 환자는 총 805건으로 전주(530건) 대비 52%나 증가했다. 

해당 제품군에 대한 규제가 연일 강화되는 가운데, 유통채널에서의 입지도 점차 좁아지는 모양새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서는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했다. 앞선 규제와 판매중단 조치는 사실상 쥴랩스가 핵심 타깃이다. 쥴랩스는 2015년 미국 전자담배 시장점유율 40%를 기록한 뒤 지난해 기준 70%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청소년 흡연율을 끌어올린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전방위적으로 압박받고 있다. 

현재 쥴랩스 측은 현지 광고를 중단했으며, 케빈 번스 최고경영자(CEO)까지 지난 25일(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하는 등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5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제품을 선보인 쥴랩스는 부푼 꿈을 안고 국내에 진출했다. 아이코스를 비롯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새로운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호응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 진출 시장에 안착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5월 중순부터 판매가 시작된 액상 전자담배는 판매 개시 한 달여 만에 610만팟(1팟은 1갑으로 산정)의 판매고를 올렸다. 전체 담배 시장에서의 비중은 0.4% 불과했지만, 분기 전체 판매량에서 한 달 만에 판매한 수량이라는 점으로 봤을 때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판매량 증가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월 CSV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연구에 착수했고, 보건복지부는 액상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여기에 기재부는 형평성 없는 세금 체계를 손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기 전에 규제로 성장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쥴랩스 측은 제품(팟) 성분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쥴랩스 관계자는 “회사 제품에는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대마초에서 추출된 어떠한 화학성분이나 비타민 E 화합물이 일절 포함되지 않았다”며 “제품 개발 시 품질과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제품과 관련한 모든 이슈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액상 전자담배 추방 분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남에 따라 쥴랩스의 현지 입지가 좁아지고 있으며, 이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라며 “특히 국내에서의 유해성 연구 착수는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정적인 의지로 보이며, 향후 전자담배 시장에서 쥴랩스의 입지는 점차 사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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