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증권가, 잇단 ‘모럴 해저드’…스스로에 엄격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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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권가, 잇단 ‘모럴 해저드’…스스로에 엄격해져야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9.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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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증권사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하나금융투자 소속 리서치 센터 애널리스트가 미리 입수한 정보를 가지고 주식을 매매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선행매매’ 혐의로 적발됐다.

선행매매는 증권가에서 활용된 불공정 거래 유형 중 하나로 통상 증권사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호재가 있는 종목을 미리 사둬 차익을 실현한다. 지난 2013년 CJ ENM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물론 이런 사건은 리서치센터 조직의 컴플라이언스(규제준수·내부통제)만으론 통제가 어려운 개인의 일탈로 밝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하나금융투자 사건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는 뛰어난 분석력과 정보력을 갖춘 직업이다. 정보력 자체가 일반 투자자들과 다르기 때문에 증권사 내부에서도 엄격한 컴플라이언스를 적용 받는다. 다른 부서보다도 주식투자가 엄격하게 제한되기 때문에 실제로 투자에 나설 지는 회사 측도 예상치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하나금투 ‘선행매매’ 사태가 행여나 업계 전체 애널리스트의 신뢰를 떨어뜨릴까 우려된다. 여담이지만 몇몇 대형 증권사를 제외한 리서치 센터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중소형 증권사 리서치 센터에서 인력 유출이 지속하는 가운데, 예전보다 급여수준도 크게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금융투자분석사로 등록된 애널리스트는 전체 57개사 1033명이다.

한 때 1500여명에 달했던 애널리스트는 2016년 말 기준 1125명에서 2017년 1064명, 지난해 1013명으로 매년 감소 추세다. 소위 먹고 살기 빠듯해진 상황에서의 개인 비리까지 수면 위로 올라오다 보니 애널리스트에 대한 오해도 쏟아진다.

애널리스트는 언론인과 마찬가지로 기업과 정부 정책에 대한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직업이다. 기업 분석 리포트를 통해 투자할 가치가 있는 회사와 그렇지 않는 회사를 구분하고 각종 경제 이슈에 대해 의견을 과감히 내세운다.

다만 어떤 대상을 비판할 때는 스스로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줄 알아야 한다. 차명계좌를 만들고, 미공개나 사전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매매한 사람이 어느 기업의 지배구조나 정부정책 등에 대한 비판의 리포트를 낸 다 한들 과연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랴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정부도 자본시장 내 발생한 불공정거래에 대해 엄벌 의지를 내비쳐야 한다. 지난 2013년 발생한 CJ ENM 사건의 경우에도 처벌 받은 자는 고작 한명에 그쳤고 대부분이 무죄를 받은 상황에서 현재 상고심에 따라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처벌 수위는 불공정거래에 대한 증권사의 경각심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매년 유사한 사례에 따른 증권사의 모럴 해저드 이슈가 업계 전체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우리 자본시장이 제대로 된 길을 걷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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