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임상 3상 발표 연기… 제약·바이오 먹구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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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 임상 3상 발표 연기… 제약·바이오 먹구름 지속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09.2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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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 후보물질 엔젠시스 임상 톱라인 발표 연기
실험군·대조군 약물 혼용 추정… 정확한 원인 조사 중
후속 임상 3상 전개… 올해 3대 신약 임상 시험 ‘흔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이번 주로 예정됐던 헬릭스미스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 후보물질 엔젠시스의 임상 3상 톱라인 발표가 연기됐다. 일부 환자에게서 위약과 약물혼용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톱라인은 임상의 성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다.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 3상 일부 환자에서 위약과 약물 혼용 가능성이 발견돼 3상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23일 공시했다.

헬릭스미스는 첫 번째 임상 3상을 마치고 이달 16일부터 18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관련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상 실패의 원인은 실험군과 대조군의 약물혼용 때문이다. 유효성 결과 검토 과정에서 약동학(PK)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위약을 복용한 대조군 환자 30여명 혈액 샘플에서 엔젠시스가 검출됐다.

반면 엔젠시스를 투약한 실험군에선 환자 30명 정도가 엔젠시스 DNA 양이 기대치보다 매우 낮게 나와 약물을 투약받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임상 3상은 전 세계 25개 임상시험기관을 통해 피험자 477명을 실험군과 대조군에 무작위 배정으로 이뤄졌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24일 간담회에서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생겨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현재의 데이터만으로는 혼용 피험자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해 별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11월에 제출할 최종보고서와 12월로 예상되는 임상 3상 종료 미팅에서 이를 상세하게 미국 FDA에 보고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헬릭스미스는 후속 임상 3상을 6개월 내 시작할 계획이다. 2021년 말~2022년 1분기 사이에 시험을 모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속 임상 3상은 기존보다 규모는 2~3배 작지만 2~3개의 시험을 진행해 보다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 등을 마련 중이다.

아울러 헬릭스미스는 2022년 엔젠시스 허가 신청서를 미국 FDA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선영 대표는 “안전성은 문제가 없었다. 후속 임상에선 이러한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임상 규모를 줄여 질을 더욱 높이도록 할 것이다” 밝혔다.

엔젠시스는 침체 된 바이오 업계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끌 기대 신약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 발표 연기로 인해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업계는 또 다시 깊은 시름에 빠졌다.

특히 올해 기대를 모았던 3대 신약 신라젠 펙사벡, 에이치엘비 리보세라닙 그리고 이번 엔젠시스까지 모두 임상 3상 실패 및 지연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과 하루 전에는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코오롱 인보사도 미국 FDA에 임상 3상 중단 유지 결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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