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미리 입수한 정보로 주식매매…‘모럴 해저드’ 매년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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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미리 입수한 정보로 주식매매…‘모럴 해저드’ 매년 반복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9.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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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건 이후 컴플라이언스 강화 조치에도 개선없어
업계, “내부통제 강화 됐지만 개인 일탈 적발 어려워”
금융당국, “특사경 수사 외 새롭게 내부통제 문제 드러나면 자체 조사”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하나금융투자 소속 애널리스트가 미리 입수한 기업 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등 증권업계가 잇따른 사건사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의 유령배당 사태 이후 증권사의 컴플라이언스(규제준수·내부통제)가 크게 강화 됐음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지난 20일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를 압수수색한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애널리스트가 기업분석보고서 배포 이전에 주식을 사고파는 ‘선행매매’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행매매는 금융투자업에 종사하는 임직원 등이 특정 종목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한 뒤 개인적으로 투자해 차액을 남기는 행위다. 하나금융투자 소속 A연구원은 특정 종목에 대한 리포트를 발표하기 전 차명 계좌를 이용해 해당 주식을 미리 사놓고 보고서가 발표된 뒤 주가가 오르면 팔아 매매 차익을 올린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특사경은 A연구원뿐만 아니라 다른 연구원들도 함께 조직적으로 범행에 참여한 것이 아닌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연구원은 가깝게 지내는 펀드매니저들에게도 투자 정보를 자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의 내부통제 미흡은 업계 단골 소재가 된 지 오래다. 특히 지난해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건 이후 금융당국의 대대적인 컴플라이언스 강화 조치에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차명계좌를 통해 선행매매를 할 경우 회사차원에서 이를 단속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명한다.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애널리스트들의 주식거래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투자 자진 신고제를 운영했던 신한금융투자는 이마저도 원천차단하는 규정을 명시해 문제 발생 소지를 막고 있다.

하이투자증권도 지난 2015년 10월 업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주식투자를 못하게 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컴플라이언스 부서에서 매일 애널리스트 본인과 가족계좌까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애널리스트가 담당하는 섹터나 업종에 대한 매매를 금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분기마다 임직원들에게 ‘매매규정준수서약서’를 제출받고 있으며 매달 애널리스트들에게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애널리스트 평가기준에 ‘컴플라이언스 준수’ 항목을 20%로 높게 책정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리서치 센터의 경우 컴플라이언스가 굉장히 강하고, 주식과 관련한 행위에 있어서도 제한적인 부문이 많다”면서 “다만 차명계좌의 경우 회사에 자진신고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통제가 어렵다. 이번 사건도 개개인의 일탈로 보여 지는데, 증권업계 전체 신뢰가 하락해 안타깝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7월 출범한 특사경의 첫 번째 사건이기 때문에 수사 강도나 처벌 수위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사경 조사 결과 유사 사례가 발견되거나 증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 등에 문제가 새롭게 드러나면 금감원도 자체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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