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3인의 부회장, ‘엇갈린 실적’ 향후 운명은?
상태바
현대차그룹 3인의 부회장, ‘엇갈린 실적’ 향후 운명은?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9.20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전환 이후 실적 반등
현대제철·현대로템 등 상반기 실적 부진…하반기 반등 필요
현대차그룹 임원 임기 3년,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은 용퇴
왼쪽부터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왼쪽부터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현대차그룹의 3인의 부회장이 올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계열사 경쟁력 강화라는 주된 임무를 띠고 핵심 계열사로 보직이동 했지만, 실적 악화 등 순탄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 반전이 이뤄질 지에 관심사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부회장을 제외하면 4인의 부회장이 있다. 이중 윤여철 부회장만 현대차에 생존했고, 김용환 부회장과 정진행 부회장은 각각 현대제철과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우유철 부회장도 현대제철에서 현대로템으로 이동했다.

이들에게 내려진 주 임무는 계열사의 사업 최적화와 혁신적 변화지만, 올해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3인의 부회장은 희비가 엇갈린다. 현대건설을 제외하면 오히려 실적이 나빠지는 등 역성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필두로 새롭게 판을 짠 현대자동차는 올해 들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909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전년 대비 4194억원(85.6%) 급증한 수치다.

하지만 현대제철 등 계열사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제철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1973억원(-33.8%) 줄어들었고, 현대로템은 1093억원 영업손실로 적자로 돌아섰다. 정진행 부회장이 있는 현대건설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7.3% 증가하며 지난 3년간의 역성장을 끊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 3인의 부회장이 각각의 계열사에서 대표이사직을 맡지 않고 있어, 실적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묻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지난 사장단 인사에서 밝혔듯이 인사의 핵심이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면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로템의 경우 적자전환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우유철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GBC 총괄 등 보직이동이 예상됐었는데, 로템으로 옮기면서 오히려 실적이 악화됐다.

다른 부회장들이 현대차에서 올해 자리를 옮긴 반면, 우유철 부회장은 이미 오랜기간 현대차를 떠나있었기에 향후 자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김용환 부회장의 부임으로 현대차와의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현재로서는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이다. 현대제철과 현대로템의 경우 GBC 건설이나 남북경협이 현실화되지 않는 이상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진행 부회장은 현대차에서 현대건설로 옮겼지만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로, 3년 연속 역성장 기조를 벗어날 기회를 맞았다. 김용환 부회장과 우유철 부회장이 부임 후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은 것과 달리, 정 부회장은 현대건설 부임 이후 적극적 행보를 보이며 실적 반등을 주도했다는 점도 눈에 띤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 전환되며, 글로벌 혁신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강화를 위한 파격인사가 단행됐다. 외국인 임원을 처음으로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과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을 발탁해 실제 실적 반등이라는 빛을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의 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임원의 임기는 통상적으로 3년이다. 그러나 임원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상황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장담할 수 없다.

최근 재계에서는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던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용퇴를 결정한 바 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LG디스플레이를 흑자로 이끌었던 한 부회장은 중국 기업의 공세에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내려왔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 부회장들이 정몽구 회장의 핵심인사인데다 그룹 내 기여도를 감안할 때, 용퇴를 결정하지 않는 한 쉽사리 내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