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의 삶 담은 만화 '풀' 프랑스 휴머니티 만화상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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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의 삶 담은 만화 '풀' 프랑스 휴머니티 만화상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9.09.19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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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풀',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 바탕으로 제작된 김금숙 작가의 만화
해외 저널 극찬…“'쥐', '페르세폴리스'에 견줄 수 있는 그래픽노벨”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사장 이해경)은 프랑스 일간지 '휴머니티'가 선정하는 '휴머니티 만화상'에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담은 만화 <풀(김금숙 作)>이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휴머니티 만화상은 프랑스의 진보성향 일간지인 휴머니티(L’Humanité)가 주관하는 상이다. 올해 처음 신설돼 19개 출판사에서 인간의 삶, 인권을 다룬 48개 작품 중 최종 후보 8편을 선정했다.

휴머니티 만화상 최종 후보작 표지 이미지 모음. 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휴머니티 만화상 최종 후보작 표지 이미지 모음. 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대상으로는 프랑스 혁명을 다룬 작품인 <혁명>이, 심사위원 특별상으로는 <풀>이 선정됐다. 이번 <풀>의 수상은 아시아권 만화를 대상으로 심사한 것이 아닌 프랑스 전체 출간 만화 중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높다.

<풀>은 가장 낮은 곳에서 인권을 유린당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살아있는 증언을 바탕으로, 비극적 역사 속에서도 평화 운동가이자 인권 운동가로서 삶에 대한 강인한 의지를 가진 한 여성의 삶을 오롯이 그려낸 작품이다.

만화 '풀' 표지 이미지(왼쪽 영문 ,오른쪽 불문 표지)
만화 '풀' 표지 이미지(왼쪽 영문 ,오른쪽 불문 표지)

휴머니티 만화상 심사위원단은 <풀>에 대해 “16세의 나이에 일본군 성 노예로 팔려가 60년이 지난 후에야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이옥선 피해자의 이야기”라면서 “겸손하고 활력이 넘치는 놀라운 삶의 의지가 1940년대 한국 사회의 상황과 함께 글과 그림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고 평했다.

김금숙 작가는 지난 9월 14일 오후 7시(프랑스 현지시각) 수상 소감을 통해 “비밀로 간직하고픈 가장 아픈 마음 속 이야기를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증언해 주신 이옥선 할머니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많은 여성들을 생각하며 역사의 진실을 증언해주신 그분들의 용기에 감사한다."라며 "할머니의 증언이 담긴 이 만화가 지구 반대편에서 이렇게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것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세계인들에게 아픈 역사의 진실을 알리고 유린당한 인권의 회복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풀>은 지난 7월 세계 만화계의 저명한 어워드인 ACBD 아시아만화상 최종 2개 후보에 노미네이트되며 세계 만화계에 큰 화제를 불러왔다. 최근에는 캐나다 Drawn & Quarterly 출판사에서 출간되며 뉴욕타임즈, 북스앤바오 등 저명한 해외 저널에서 아트 슈피겔만의 <쥐>, 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에 견줄 수 있는 그래픽 노벨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풀>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문화체육관광부의 ‘2016 스토리 투 웹툰 지원사업’ 선정작이자 ‘2016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 최우수상 선정 작품이다.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아랍어, 포르투갈어 등 총 7개 언어로 해외 각국에 출간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신종철 원장은 “올해는 칸영화제의 <기생충>이나 베를린영화제의 <벌새>를 통해 한국 영화가 우리 문화 콘텐츠의 우수성을 증명한 해다. <풀>의 이번 수상이 한국 만화의 저력을 만화 강국 프랑스에서 보여주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한국 만화의 세계 진출을 위해 지원과 도움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금숙 작가 프로필
김금숙 작가 프로필

수상자 김금숙 작가는 2012년 자전적 이야기의 만화 <아버지의 노래>로 정식 데뷔해 <비밀>, <풀>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뿐 아니라, 제주4·3사건을 다룬 <지슬>, 우리나라 원폭 피해자를 다룬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 발달장애 뮤지션 이야기 <준이 오빠> 등 일상에서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꾸준히 그려내고 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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