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이은 악재에 멍들어가는 ‘한국 경제’…“돌파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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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이은 악재에 멍들어가는 ‘한국 경제’…“돌파구가 없다”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9.18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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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둔화·내수 부진’에 피로감 누적…‘시계 제로’ 형국
미중 무역전쟁·일본 무역보복 ‘악재’에 ‘석유 파동’도 불안
미중 무역 전쟁 장기화, 일본의 경제 보복 등 한국 경제에 악재가 쌓이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중 무역 전쟁 장기화, 일본의 경제 보복 등 한국 경제에 악재가 쌓이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한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 전쟁 장기화, 일본 경제 보복, 영국 브렉시트 등 악재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최근 사우디 석유 시설 피습으로 국제 유가까지 요동치고 있다. 수출은 둔화되고 내수는 부진하고 탈출구는 보이지 않은 그야말로 ‘시계제로’의 형국이다.

부진의 성적은 경제성장률 전망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고 기관과 해외 IB 등은 연이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올해 초 2% 후반 전망은 1%대 하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사실상 1%대로 우려하고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개정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이날 0시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 양국은 상대국에게 제공하던 우대 혜택은 사라졌다. 이에 따라 양국의 경제 무역은 더욱 악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지난 7월부터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소재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불확실성도 가중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도 국내 수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최근 갈등 봉합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지만 양국은 상대국에 대한 관세 포화를 높이면서 장기전으로 거듭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중무역전쟁’의 회복에 쉽게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어려움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도 국내 기업들로서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 대사는 이날 “영국 정부는 예정대로 10월 말 EU를 떠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EU와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뤄지지 않아도 EU를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브렉시트로 인해 우리 기업의 영국 뿐 아니라 유럽 전체 비즈니스에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영국과 유럽연합(EU)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로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래 경기에 대한 희망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7월 한국 경기선행지수(CLI)는 98.79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2017년 5월 이후 2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전환점과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는 데에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사태도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사우디의 최대 원유시설이 공격받으면서 유가가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017년 12월 발표한 ‘국제유가 상승의 한국 경제 파급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분기 평균 배럴당 53.9달러에서 60달러로 상승할 경우 1년 후 한국 실질 GDP는 0.22%, 70달러 0.59%, 80달러 0.96%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우디 원유 생산시설 복구에 차질이 생겨 유가가 오를 경우 한국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기업 생산비용이 올라 투자가 줄어드는 데다 가계의 소비심리도 나빠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역시 2016년 발표한 유가 DSGE(동태확률 일반균형) 모형 구축 및 육 변동의 경제적 영향 분석‘보고서를 통해 원유 공급 충격으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GDP 성장률이 첫해 0.1%p, 이듬해 0.24%p 각각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5월 ‘국제유가 변동이 산업별 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자료에서 원유 수입가격이 10% 상승하면 국내 산업 생산비용이 0.57%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경제는 한마디로 ‘내우외환’이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으로 경제 성장률은 갈수록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가운데 최근 사우디 석유 시설 피습은 석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본 무역 보복에 이어 국내 기업의 하반기 근심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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