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평사, 韓 경제 ‘경고음’…신용등급 강등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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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평사, 韓 경제 ‘경고음’…신용등급 강등 신호탄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9.18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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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앞으로 12개월간 韓 기업 신용등급 부정적 조정 많을 것”
“반도체·석유화학 등 업황 회복 쉽지 않아”…국내 신평사도 부정적
올해 국내 GDP 전망도 2.1%→2.0% 하향조정…1%대 성장 우려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 기업 전반에 대한 무더기 신용강등을 예고하고 나섰다. 국가대표 산업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서 국내 경기가 활력을 잃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무디스에 따르면 전날 삼성증권의 장기 기업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무디스는 “중위험 투자상품에 대한 리테일 투자자들의 수요 증가로 최근 수년간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확대한 데 따른 자금 조달 구조 및 유동성의 지속적인 약화를 반영했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외국계 평가기관의 국내 증권사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은 올해 들어 삼성증권이 첫 사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상환에 따른 재투자가 늘면서 파생결합증권 발행도 증가한 점이 신용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해외 채권을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신용등급 하락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에 대한 국제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향 조정은 증권사뿐만이 아니다. 무디스는 9월 보고서에서 앞선 12개월간 한국 기업의 신용등급에 대한 부정적 조정이 긍정적 조정보다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27개 한국 비금융 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이 대부분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며 “19개사가 신용도에 부정적이며 5개사는 긍정적, 3개사는 중립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반기에 전반적인 산업 업황이 약화했다”며 “메모리 반도체,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은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업황 둔화가 가장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또 무디스는 “신용등급 부여 대상인 24개 한국 비금융 민간기업 중 13개사는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거나 하향조정 검토 중이며 전망이 ‘긍정적’인 기업은 없다”고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국내 200대 기업의 신용도가 차입금 증가와 실적둔화로 인해 부정적인 싸이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P는 수출의존형 산업인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를 비롯해 정유 및 화학 산업의 경우 향후 1~2년 동안 어려운 영업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국내 신평사도 마찬가지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국내 주요 그룹분석을 통해 “지속된 실적부진 및 투자부담으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약화되거나 높은 수준의 재무부담을 유지하는 그룹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글로벌 또는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가 장기화된 사업이 주력인 그룹, 업황둔화에도 기민한 업황 대응이 쉽지 않은 장치산업이 주력인 그룹은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재차 높아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영업 외적인 방안 없이 단기간 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이 활력을 잃으면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 전망치도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2.0%로 내리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2%에서 2.1%로 낮췄다. 무디스는 지난 3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2.3%에서 2.1%로, 내년은 2.5%에서 2.2%로 각각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무디스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가 아시아 지역 수출 성장을 저해했으며 영업환경 불확실성이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한국, 홍콩 등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자본 형성 둔화는 수출 둔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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