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갈등 해소에 ‘찬물 뿌린 경찰’…양사 CEO 첫 만남 다음날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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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갈등 해소에 ‘찬물 뿌린 경찰’…양사 CEO 첫 만남 다음날 압수수색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9.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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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LG화학 측이 경찰, 법원 판단 예단” 유감 밝혀
LG화학, “상당한 범죄 혐의 증거확보, 압수수색 필요성 있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CI. 각 사 제공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CI. 각 사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패권을 놓고 소송전에 돌입한 가운데, 그동안 분쟁지역으로 거론됐던 미국이 아닌 국내에서도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6일 양사 최고경영자(CEO)의 극적 회동이 성사됐지만, 17일 경찰이 SK이노베이션의 압수수색에 들어가며 가뜩이나 양사간 얽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경제전쟁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경기 하강 국면에서 불거진 국내 3∼4위 기업간 다툼에, 정부차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양사의 최고경영자가 회동하며 대화의 장이 열린 직후 이뤄져 대화와 협의 국면이 하루 만에 결렬된 분위기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7일 오전 SK이노베이션의 종로구 서린동 본사 등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석연치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선 압수수색이 양사 CEO 간 대화가 성사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양사 간 첫 대화의 장이 마련된 것은 현재의 상황을 우려한 장부차원의 적극적인 중재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간 시점에서도 논란이 있다. LG화학이 서울경찰청에 SK이노베이션을 형사 고소한 것이 지난 5월인데, 뒤늦게 압수수색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공교롭게도 양사 CEO 회동 다음날 이뤄졌다.

LG화학 측은 압수수색과 관련, “지난 5월 수사 의뢰했던 것이 이제야 이뤄진 것일 뿐 수시 시기는 경찰이 정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정부가 두 기업의 중재 노력에 나섰는데 경찰이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측이 압수수색이 이뤄지자마자 설명자료를 배포하면서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눈총도 나온다.

경찰은 18일에도 국제범죄수사대를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배터리공장에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이 SK이노베이션뿐만 아니라 전직한 전 LG화학 직원을 집중적으로 조준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先사과/재발방지/손해배상 등을 대화의 전제로 언급하는 것이 ‘소송보다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우리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일 뿐, 대화하지 않겠다는 명분이 아니길 바란다”며 “이 같은 전제는 사실상 대화를 나누자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LG화학이 “경찰이 구체적이고 상당한 범죄 혐의에 대해 증거를 확보하고, 검찰과 법원에서 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예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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