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잘 못된 정보 확산 우려 … ‘조류독감사태’ 빚을까 걱정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서 처음 확인되면서 유통·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일제히 긴장하는 분위기다. 단기적으론 당장 수급에 문제가 없지만 장기화 됐을 경우에 소비 위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원인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데다 하루 사이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발생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걱정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연천군 의심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의심 신고 된 연천군 백학면의 양돈농장은 돼지 20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며, 어미돼지 한 마리가 폐사하자 전날 오후 2시께 경기도 축산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이로써 전날 파주시에서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후 연이틀 두 건이 발생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질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돼지는 한번 감염되면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며 “돼지고기를 먹을 때 감염 걱정을 할 필요는 없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섭취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특히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대형마트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를 중심으로 더욱 그러하다. 이들 업체는 비축 물량이 충분하고 전국 단위에서 돼지고기가 공급되기 때문에 당장 타격이 크지 않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나, 가격 급등으로 인해 소비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등으로 안심하진 못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하루사이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은 급등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6062원으로 전날 4558원보다 32.9% 뛰었다. 특히 돼지열병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에서 가까운 수도권 도매시장의 경매가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마트는 장기화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책 논의마저 마쳤다. 만약 돼지열병이 확산된다면 대형 유통업체들은 수입육을 대량 확보하거나, 냉동 비축물량으로 대체 한다는 방침이다. 농협 관계자는 “이동중지명령이 계속 유지될 경우 9월 20일 매장 입고분부터 이동중지명령이 해제될 때까지 공급제한 계속 될 예정이다”며 “장기화될 경우 수입육을 대신해 냉동 비축물량으로 대체 공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외식업계도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돼지고기를 메인 메뉴로 취급하는 업체의 경우 ASF가 전국적으로 확산될까 노심초사 하는 모습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이번 돼지열병은 사람에게 전염이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조류독감 때와 마찬가지로 잘못된 안 좋은 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