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직난·인력난, 원인 탐색 아닌 해결책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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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직난·인력난, 원인 탐색 아닌 해결책부터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9.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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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추석 연휴 동안 가족들이 2년째 취업준비생인 저를 가십거리로 삼아 온종일 잔소리만 듣고 돌아왔어요. 작년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했지만, 올해는 눈높이를 낮춰 중견기업에 도전하고 있어요.”

경기도 하남시에 거주하는 김 씨(29)의 하소연이다. 김 씨는 취업준비생 2년차로, 지난해 2월 서울 소재의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뒤 채용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주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에 줄곧 지원했지만, 치열한 채용문을 돌파하지 못했다. 김 씨의 작년 하반기 채용시즌도 아무 성과 없이 지나갔다. 

김 씨는 “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도전한 1년은 아깝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기술직과 현장직으로 입사한 친구들이 떵떵거리는 동안 아무것도 이뤄낸 것이 없다는 상대적 박탈감은 피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올해는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으로 눈을 돌려 지원서를 넣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가 채용시장에서 좌절을 체감하는 동안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잡코리아가 직원 수 300명 미만 중소기업 526개사를 대상으로 ‘고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66.9%가 ‘적시에 직원을 채용하지 못해 현재 인력부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인력수급이 어려운 이유로 ‘구직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꼽았다. 응답률은 43.3%에 달했다. 인지도·연봉·복지제도 등의 문제도 존재했지만, 눈높이를 이유로 꼽은 것은 구직자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적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구직자들과 중소기업의 입장차는 명확했다. 화장품기업의 협력사 대표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기 어려워지는 시점에 청년들의 지원까지 줄면서, 악재가 겹치고 있다”며 “중견기업 수준의 급여를 지급함과 동시에 52시간 근무제를 철저히 이행함에 불구하고 인력난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채용시장의 괴리감은 과거부터 지속된 현상이다.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세대차이’가 괴리감의 핵심이다. 기업은 조건을 맞춰줘도 지원하지 않는 구직자에 의구심을 가졌고, 구직자는 종합적인 요건을 고려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제나 연봉으로 꼽히지만, 타 요소까지 고려한다는 것이 구직자들의 주장이다. 

어느 쪽이 문제라고 단정 짓기 어려운 현실이다. 다만 구직자들이 거부했던 중소기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청년들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종합적으로 근무여건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기업을 추천하고 있다. 선입견을 해소하기 위한 중소기업계의 노력이 구직자에게 닿아 채용절벽 해소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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