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북한통 안보국장 임명...북일정상회담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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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북한통 안보국장 임명...북일정상회담 드라이브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9.1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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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악화 속 북일 관계 돌파구 열기 집중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조건 없는 북일정상회담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북일 접촉 창구였던 기타무라 시게루 전 내각정보관을 국가안전보장국(NSS) 국장에 임명하는 등 북일정상회담 개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일본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도쿄 도내 납북 피해자 가족과 만난 자리에서 "납치 피해자의 가족은 물론 납치 피해자들도 나이가 들고 있어서 한순간이 시급하다. 이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주체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나 자신이 조건을 달지 않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주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앞서 2002년 9월 17일 평양에서 북일 정상회담에서 평양선언을 이뤄낸 지 17년이 되는 날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발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시 관방차관이었던 아베 총리는 북일평양선언으로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라는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총리직에 올랐다.

평양선언 제3조에는 "일본 국민의 생명 및 안전과 관련된 현안 문제에 대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측은 조일(북일) 두 나라의 비정상적 관계 속에서 발생한 이러한 유감스러운 문제가 앞으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확인했다"고 적혀있다. 당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장했던 '자발적인 입북자'가 아니라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라고 인정하게 한 셈이다. 하지만 이후 양국 관계는 더 진전되지 못하고 악화일로를 걸었다.

17년전 활약했던 아베 총리가 북일정상회담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초다. 당시 그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없이는 국교 정상화 등 북일 관계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바꿔 북한에 조건 없는 북일정상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한 달 만인 지난 6월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낯가죽이 두껍다"며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납치 문제를 비롯해 북일 관계 정상화 채널 역할을 오랫동안 해온 기타무라 국장을 국가안전보장국의 수장으로 임명, 북일정상회담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한일 관계 개선 보다는 북일 관계 개선으로 일본의 한반도 정책의 무게 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예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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