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쇼크’에 흔들리는 美연준 금리 결정…다음달 한은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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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쇼크’에 흔들리는 美연준 금리 결정…다음달 한은 선택은?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9.09.1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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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등에 인플레이션 압력↑…금리 인하 가능성↓
한은, 다음달 기준금리 결정…연준 결정 영향받나 주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주목된다.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유력시하고 있지만 최근 중동발 ‘오일쇼크’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면서 금리 동결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0.25%포인트(25bp)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80% 반영돼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점쳐지는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부진한 일자리 지표가 경기침체 우려를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발표된 미국의 8월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8월 실업률은 3.7%로 전월과 같았지만 비농업부문 고용은 13만명 증가에 그쳐 15만명 증가한 전월 실적을 밑돌았다. 고용 둔화가 소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여기에 백악관 측의 노골적인 금리 인합 압박도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달러 강세! 수출에 정말 나쁘다”면서 “인플레이션도 없고, 금리는 높고…. 미국은 연준 때문에 다른 나라들보다 높은 이자를 지불한다”고 언급하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시설 두 곳이 폭격을 당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 시점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6일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베스 앤 보비노 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를 통해 “유가의 인플레이션이 근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근원 물가가 이미 가열되고 있다는 징후가 있는 상황이라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음달 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이달 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고 다음달 한은만 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리 역전 폭 상단이 1.00%포인트에 달하면서 외국인 자본 유출이 본격화 될 수 있어서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한 데 이어 다음달 0.25%포인트 더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및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까지 겹쳐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달 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다음달 한은만 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리 역전 폭이 더 커지기 때문에 한은의 금리 동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미 연준 금리 인하 또는 동결 여부에 다음달 한은의 금리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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