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車 업계 구조조정 바람… 전화위복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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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車 업계 구조조정 바람… 전화위복 계기로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09.1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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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은 잇달아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불황인 가운데, 대내외 악재 및 성장 둔화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직격탄을 받고 있다. 실적부진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완성차 업체는 생존전략 모색을 위해 연이어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10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쌍용차의 올해 영업손실은 약 15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상반기 영업손실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것이다.

쌍용차는 이미 지난달 비상경영 TF팀을 발족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전체 임원(43명)의 18%에 해당하는 8명의 임원을 감축했다. 임원 급여도 10% 삭감했다. 쌍용차는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직개편, 선제적 비용절감 등 구체적인 비상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근무형태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판매 부진으로 창원공장 가동률이 60%를 밑돌고 있어서다. 게다가 임금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노사 갈등이 노조의 사흘간 전면파업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등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 5년간(2014∼2018년) 누적 적자가 4조원에 달하는 등 경영상황 악화로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은 생산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에는 실질적인 생산절벽에 맞닥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닛산 로그 북미 수출용 위탁생산 물량이 10만대에서 6만대로 줄어 부산공장 생산량이 감축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10월 이후 시간당 생산량을 60대에서 45대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시간당 생산량이 45대로 줄어들 경우, 현재 부산공장 생산직 1800명의 20%가 넘는 400명이 남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은 지난 6일부터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다. 회사는 부산공장의 시간당 작업량을 25% 줄이면서 유휴 인력을 희망퇴직이나 순환배치 등으로 최대한 소화한 뒤, 구조조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예전부터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해외 자동차 기업이 대규모 구조개혁을 통해 투자비용을 마련하며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전기차·자율주행차 등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고비용·저효율 구조 등 여전히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규모는 세계 5위까지 올랐다가 7위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6위 멕시코와 격차가 더 벌어진 상황이다. 무조건적인 구조개혁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면 미래를 향한 전환의 기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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