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로창고극장에 소리광대 '빨간 피터'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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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로창고극장에 소리광대 '빨간 피터'가 찾아온다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9.09.17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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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피터이야기 미친광대 Ⓒ 사진제공 하지영
빨간피터이야기 미친광대 Ⓒ 사진제공 하지영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핀소리퍼포먼스그룹 미친광대(대표 지기학)는 9월 20일 부터 21일 까지 양일간 새판소리 <빨간 피터 이야기>를 삼일로창고극장의 무대에 올린다.

역사와 무용, 연극을 공부한 창극 연출가이자 소리꾼 지기학(前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은 현대문학을 판소리로 연행(演行)하기 위해 본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노래’인 판소리의 서사적 기능에 집중해, 빨간 피터의 독백을 서사적 관점에서 50여개의 소리와 아니리로 풀어냈다.

전통 판소리의 고어와 한자숙어 대신 어렵지 않은 우리말의 창본(唱本)으로 각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창(作唱)하여, 서사의 가창과 독백의 재미, 현대적인 연기요소를 적절히 조화시켜 현대적인 소리판으로 구성했다.

빨간피터이야기 미친광대 Ⓒ 사진제공 하지영
빨간피터이야기 미친광대 Ⓒ 사진제공 하지영

2018년 초연 된 새판소리 <빨간 피터 이야기>는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원작으로 판소리의 본질인 창본(唱本)과 작창(作唱), 연행(演行)에 대한 탐구로 동시대에 소통될 수 있는 새로운 판소리를 생산하고자 하는 도전으로 시작됐다.

원작인 프란츠 카프카의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1917년 발표된 단편소설로, 인간으로 변한 원숭이 로트페터가 학술원에서 원숭이 시절의 삶과 인간으로의 변화 과정에 대해 강의하며 문명 전체를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에서는 1977년  8월 20일 첫 무대에 올린 故추송웅의 <빨간 피터의 고백>의 원작으로 알려져 있으며 8년간 1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삼일로창고극장의 대표작이기도 했다.

‘빨간 피터의 고백’은 배우 추송웅의 연극인생 15년을 기념해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제작⦁기획⦁연출⦁연기등 전 과정을 혼자 맡아 8년간 482회 공연으로 1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기록을 세운 삼일로창고극장의 대표작이 됐다.

지기학의 새판소리 <빨간 피터 이야기>는 삼일로창고극장 재개관이래 처음으로 공연되는 전통장르의 공연으로 그 주인공이 삼일로창고극장의 주인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빨간 피터’인 것으로 보아 빨간 피터와 삼일로창고극장의 인연은 보통이 아닌 듯 하다.

배우 추송웅이 그러했듯이, 작품구상부터 창작, 출연까지 지기학이 혼자 도맡아 완성했다는 점도 ‘빨간 피터의 고백’과 닮았다. 소리광대로 돌아온 원숭이 빨간 피터의 활약을 기대해 볼 만 하다.

빨간피터이야기 미친광대 Ⓒ 사진제공 하지영
빨간피터이야기 미친광대 Ⓒ 사진제공 하지영

지기학은 청주사범대학(현 서원대) 대학극 동아리 한품, 극단미추, 서울창무극단등에서의 연극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창극 작품을 발표한 창극대본작가, 연출가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이다. 국립민속국악원에서 20여년간 재직하며 악장, 예술감독을 역임했고 제1회 창작국악극대상 연출상을 수상했다.

판소리 퍼포먼스 그룹 <미친광대>는 판소리의 중심지 전주에서 활동해온  젊은 소리꾼들과 지기학이 현대적인 판소리극 만들기를 목표로 2009년 창단됐다. 판소리꾼이 가졌던 예능이 관객의 추임새를 끌어낼 수 있는 소극장의 알찬 무대를 만들며, 소리꾼이 가지는 우리의 연기술인 배우술(術)을 탐구해 다섯 바탕 판소리의 새판 짜기를 꾸준히 시도하는 단체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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