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뜻대로 안 잡히는 서울 집값… 상한제 예고에도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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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뜻대로 안 잡히는 서울 집값… 상한제 예고에도 상승세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9.16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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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예고 7월부터 서울 집값 11주 연속 올라
공급 부족 우려에 신축 아파트로 수요 대거 몰려
최근 1년간 서울 평균 및 강남 3구 집값 변동. 자료=부동산114 제공
최근 1년간 서울 평균 및 강남 3구 집값 변동. 자료=부동산114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문재인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이달 13일로 꼭 1년을 맞는다. 대출 억제·세금 강화 등 수요억제책과 3기 신도시 공급을 동반한 고강도 수급 대책은 발표 당시만 해도 서울 아파트 시장의 폭등세를 잠재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서울 집값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정부는 부랴부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을 예고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재건축 단지는 하락이나 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나 신축 아파트가 오르며 시세를 이끌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5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가 올랐다. 7월부터 상승전환 한 후 지난달 내내 오름세를 이어갔다. 경기 0.04%, 인천 0.02%가 올라 수도권 전체가 0.06%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자치구 별로는 △마포(0.21%) △성동(0.17%) △서초(0.15%) △강북(0.15%) △광진(0.15%) △종로(0.15%) △용산(0.14%) 등 모두 상승했다.

서울 집값 상승세는 지난 7월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예고된 뒤 1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축·구축 단지를 가릴 것 없이 아파트 가격이 골고루 오르는 형국이다.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최근 호가가 3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9월 27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원 껑충 뛴 가격이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27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각종 규제의 목표였던 서울 강남 아파트값도 잡히지 않았다. 9·13 대책 이후 강남 3구의 월별 아파트 가격 추이(부동산114 집계)를 분석한 결과 47개 단지가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 도곡동 삼호(3.3㎡당 4982만원)가 1년 사이 32%나 뛰어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초구 방배동 한진로즈힐(3.3㎡당 3656만원)가 26.4%, 송파구 풍납동 송파현대힐스테이트(3.3㎡당 2485만원)가 20.8% 상승하며 뒤를 이었다.

강남 3구 최고가 단지들도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3.3㎡당 1억3485만원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도 4.4% 상승했으며 3.3㎡당 8409만원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한신23차)는 6.7%, 3.3㎡당 5678만원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는 8% 상승했다. 

다만 강남 3구 재건축 단지 가격이 일부 조정되는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강남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 아파트의 가격은 3.3㎡당 548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8% 하락했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 가격은 3.3㎡당 9735만원으로 보합을 나타냈다.

송파구에선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가격이 3.3㎡당 4118만원으로 3.7% 상승, 장미1차 아파트 가격은 3.3㎡당 4369만으로 0.6% 상승,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가격은 3.3㎡당 5619만원으로 0.1% 상승하는 데 그치는 등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9·13 대책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결과적으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앞으로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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