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강남 집값 9·13 대책 이후 13~17%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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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 무효’…강남 집값 9·13 대책 이후 13~17% 올라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9.09.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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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48.33% 감소에도 집값은 도리어 상승
9억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 7.4%포인트 늘어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사진=전기룡 기자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사진=전기룡 기자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내놨던 9·13 부동산대책이 큰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행 후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집값을 잡지 못해서다. 특히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자 ‘백약이 무효’라는 말도 나온다.

16일 부동산114가 9·13대책 시행 1년 전과 1년 후의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강남구 평균 집값은 14억6067만원에서 17억1984만원으로 17.74%(2억5917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와 송파구 집값도 각각 12.87%(1억7898만원), 17.18%(1억6611만원) 올랐다.

9·13대책 후 강남 집값은 올해 6월까지 조정국면을 거쳤다. 9·13대책으로 대출길이 막힌 데다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청약제도 강화, 3기 신도시 추가 지정 등 계속된 규제 강화로 인해 투자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3월 강남 재건축·재개발단지의 급매물이 소진되기 시작하면서 9·13대책 이전으로 집값이 회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7월 이뤄진 금리인하는 회복세를 보이던 강남 부동산시장에 불을 지폈다. 기준금리가 1.50%로 인하되자 갈 곳 잃은 시중자금이 안전자산이라 여겨진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유입된 것이다.

실제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대표 단지 중 한 곳인 ‘은마’는 전용면적 84㎡형이 9·13대책 전 20억원대에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었으나 올해 초 16억원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현재는 7월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시작되더니 다시금 19억1500만~20억4000만원대에 거래되는 추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토교통부는 규제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지난 7월 예고했다.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반등하자 직접 가격 조정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꺼내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라는 카드는 도리어 신축 아파트를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대표적으로는 잠실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 중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잠실엘스’를 들 수 있다. 현재 ‘잠실엘스’는 추석 전 처음으로 20억원 이상에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로얄층으로 꼽히는 21층 매물도 존재해 이른 시간내 다시금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의 중요성이 올라간 데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자금이 서울 강남권에 몰리면서 7월부터는 다시 상승세가 시작됐다”면서 “시장에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기 전까지 강남권 집값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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