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 인재 유출 ‘심각’…中·유럽 러브콜에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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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 인재 유출 ‘심각’…中·유럽 러브콜에 ‘속수무책’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9.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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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차량용 배터리 시장 확대…韓 기술자에 연봉 3~4배 제안
반도체·조선·원전 등도 기술 인력 유출…‘국가 산업 경쟁력’ 흔들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 인재들의 해외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글로벌 인력 쟁탈전이 가열되면서 중국 등 해외 기업들이 기술 우위에 있는 국내 기술 인력에 접근, 연봉의 3배 이상을 제시하며 해외로 ‘모셔가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등 글로벌 국가들이 차량용 배터리를 차세대 먹거리로 정하면서 국내 기술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핵심 기술 유출은 물론, 국내 산업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에 이어 일본, 미국 등으로 보폭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인 중국 CATL이 북미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CATL은 중국 푸젠, 장쑤, 칭하이에 배터리 제조 시설을 마련했고, 독일에 첫 해외공장을 건설중에 있다. 북미에 공장을 건설하면 두 번째 해외 공장이 된다. 중국의 비야디(BYD)는 내년부터 일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들은 해외 진출과 고속 성장에 맞물리면서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심은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이 ‘기술 인력 양성 사관학교’로 불린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해외 기업들이 한국 인재 확보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며 “기술 인재가 해외로 나가면 기술 유출 등이 우려될 수 있고,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헝다신에너지차는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신(新) 에너지차 전 분야에서 8000여명 규모의 글로벌 인재 채용에 나섰다. 헝다그룹은 전기차를 미래 먹거리로 판단, 올해 초 헝다신에너지차를 설립했다.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는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 직원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고급 인력 유출이 전기차 시장 성장과 맞물려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실제 세계 배터리 업계 1위인 중국 CATL이 지난 7월 헤드헌터를 통해 국내 업체 직원에게 접근해 기존 연봉의 3배 이상을 부르며 이직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기술 인력 유출은 배터리 분야의 문제점만은 아니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반도체, 조선, 원전 등 산업에서도 인재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중국 반도체 업체 푸젠진화는 최근 인력채용 공고에서 경력 요건으로 ‘10년 이상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력자’라고 명시하는 등 노골적으로 핵심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조선과 원전 분야 기술자 등도 대거 중국 등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보여, 국가 산업 경쟁력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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