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오너 맞은 동부제철, 동국제강·포스코강판 경쟁 우위 설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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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오너 맞은 동부제철, 동국제강·포스코강판 경쟁 우위 설 수 있나?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9.15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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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강판 시장, 공급과잉 심화…대기업 증설 속 중소기업 구조조정
공급과잉에 수익성 우려, 동국제강·동부제철 등 여전히 증설 검토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가전용 고부가 컬러강판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가전용 고부가 컬러강판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KG그룹이 동부제철을 품으면서 국내 철강업계 내 컬러강판 시장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 동안 동국제강의 시장 점유율 확대 속에서 이를 지켜만 봐야 했던 동부제철이 재정비에 나섬에 따라 중소 업체의 구조조정과 주요 업체로의 재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 컬러강판 업체는 동국제강과 동부제철, 포스코강판, 세아씨엠, 현대제철, 세일철강 등 주요 6개사와 다수의 중소업체로 이뤄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소업체의 잇따른 가동 중단과 주요 업체 간 점유율 변화로 새 판이 짜이고 있다.

특히 중국산 컬러강판의 수입이 이러한 변화를 가속시키고 있는 가운데 동부제철의 위상 변화와 주요 업체의 설비 증설은 공급과잉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양상이다.

냉연 업계가 컬러강판 설비를 도입하며 점유율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포스코가 직접 생산하지 않고 있는 유일한 냉연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정상 가장 뒤에 위치한 고부가 제품으로 수익이 높다는 점도 작용했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 컬러강판 유입과 각 업체의 경쟁적 설비 증설은 구조조정과 함께 주요 업체 간 생존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업계 내 중소업체들은 계속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도 당진 설비를 폐쇄했고 디케이동신, 우주판넬 등 중소업체도 가동을 중단했다.

최근에는 세일철강도 컬러강판 설비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은 2017년 순천공장의 컬러강판 설비도 폐쇄하려 했지만,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서 결국 철회한 적도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동국제강은 9CCL까지 설비를 증설했고, 포스코강판은 4CCL을 도입했다. 세아씨엠 역시 합리화 등을 통해 생산량을 늘렸고, 동부제철도 새 출발과 함께 신성장 동력의 핵심으로 컬러강판 사업부문을 꼽았다.

2019년 1~7월 컬러강판 점유율. 자료=각사 제공
2019년 1~7월 컬러강판 점유율. 자료=각사 제공

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컬러강판 시장 점유율은 동국제강이 33.3%로 1위를 차지했다. 동국제강의 올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줄었다. 2위는 동부제철로 24.0%의 점유율을 보였고, 포스코강판이 15.1%로 3위를 기록했다. 포스코강판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0.5% 증가했다.

세아씨엠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과 있는 가운데 현대제철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하며 점유율이 크게 낮아졌고, 세일철강과 디케이동신 등 중소 업체의 판매도 크게 줄었다.

포스코강판은 4CCL 이후 판매가 크게 증가했지만 역효과도 있다. 가동률 확보를 위해 저가 판매가 늘어 영업이익이 악화됐고, 재고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외주 창고를 구할 정도 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부제철이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대대적 투자설비에 나설 경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동부제철은 지난 2009년 열연 사업 투자 이후 냉연 사업 투자가 전무하다.

동국제강이 올해 초 10CCL 도입을 검토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포화 상태에 이른 공급 때문이다.

주요 수요산업인 가전업계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구매 시 적극적인 비딩(Bidding)에 나서고 있어 수익 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설비 노후화와 수익 등을 이유로 가전 부문에서 물러나 있던 동부제철이 설비 투자 후 적극적으로 돌아설 경우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수요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지만, 기존 소재와의 경쟁이 쉽지 않을뿐더러 수출 시장에서도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전사도 현지 구매를 늘리고 있어 설비 증설이 옳은 판단인지는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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