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동남아 진출 가속화…新남방 정책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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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동남아 진출 가속화…新남방 정책 탄력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9.09.15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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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文 대통령 순방 동행 후 미얀마 시장 공략 ‘총력’
증권사, 점포 비중 33.9%…현지 인프라 기반 新사업 모색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미얀마 양곤 시내 롯데호텔에서 ‘한-미얀마, 상생과 번영의 동반자’라는 주제로 열린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 및 비즈니스 포럼’에서 협약 체결을 마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전무이사, 권평오 코트라 사장, 변창흠 LH공사 사장, 문 대통령,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김도진 중소기업은행장, 정윤모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미얀마 양곤 시내 롯데호텔에서 ‘한-미얀마, 상생과 번영의 동반자’라는 주제로 열린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 및 비즈니스 포럼’에서 협약 체결을 마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전무이사, 권평오 코트라 사장, 변창흠 LH공사 사장, 문 대통령,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김도진 중소기업은행장, 정윤모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홍석경 기자] 금융권이 이달 초에 진행된 대통령 동남아 순방 동행 후 동남아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은행권은 최근 해외에 금융시장을 개방한 미얀마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증권사들 역시 신(新)남방 국가의 성장성에 주목해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32개 금융회사가 18개국에 진출을 추진 중인 가운데, 가장 많은 점포 출점 계획이 있는 나라는 미얀마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얀마(10건), 베트남(9건), 인도네시아(4건), 인도(4건) 등이다.

먼저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4일 ‘태국·미얀마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미얀마 양곤을 방문해 미얀마 은행협회와 ‘금융지식 공유 프로그램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양 협회가 2015년 9월에 체결한 업무협약(MOU)에 따라 추진되는 세부 협력사업의 일환이다. 은행연합회가 미얀마 은행권 임직원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국내은행권 임직원을 비롯한 금융전문가를 미얀마에 파견하는 등 다양한 초청 연수 및 방문 교육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은행연합회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미얀마 은행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 등 양국 간 민간교류의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현재 미얀마의 은행 이용률은 23%이다. 향후 경제성장과 금융시스템 정비가 이뤄질 경우, 전체 금융산업 규모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은행들이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국내은행 미얀마 진출현황을 보면 신한(은행지점), 우리(사무소, MFI), 하나(사무소, MFI), 국민(사무소, MFI), 산업(사무소), 수출입(사무소), 기업(사무소), 부산(사무소), 농협(MFI) 등이다. MFI(Microfinance Institution)는 소액금융기관을 말한다.

김 회장은 “국내 은행들에게 미얀마는 신남방 지역 중 핵심 진출지”라며 “이번 프로그램이 양국 은행산업간 교류 확대, 나아가 국내은행의 미얀마 진출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신남방 국가의 성장성에 주목해 거점을 늘려 나가고 있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태국 등 5개 국가를 중심으로 영토 확장에 나선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4개 국내 증권회사가 13개국 62개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중 인도를 포함한 신남방 관련국 6개국의 비중은 2016년 29.4%에서 2018년 33.9%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인도네시아 8개, 베트남 7개, 싱가포르 3개 순으로 집계됐다. 캄보디아, 태국, 인도 등은 각각 1개사가 진출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현지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식 등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인프라가 미흡한 베트남 자본시장 내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외국계 증권사로는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서 파생상품(선물) 거래를 시작했다. KTB투자증권도 국내 증권사 최초로 태국 현지 법인 ‘KTB증권 태국(KTB ST)’을 태국증권거래소(SET)에 상장한다.

대신증권은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기술투자를 통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에 따른 현지 실적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해외현지법인 당기순이익은 1억2280만달러(1351억원)로 전년 대비 155.7%(7480만달러)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가 아세안 국가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정부의 ‘신남방정책’ 영향도 있다. 신남방정책은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 수준을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미국, 중국,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높은 무역의존도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국내 시장에서의 수익 창출에 한계에 부딪히면서 해외시장이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 몇 년간 동남아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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