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美·러 ‘웃고’…中,유럽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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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 美·러 ‘웃고’…中,유럽 ‘울고’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9.1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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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서 경쟁력 갖춰 시장 호령…중국·유럽 시장서 고전, 돌파구 마련 고심
북경 ISH 경동나비엔 부스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경동나비엔 제공
북경 ISH 경동나비엔 부스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경동나비엔 제공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50%에 달하는 해외사업 비중을 가진 경동나비엔이 공략 지역들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수출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며, 현재 50%를 넘어선 상태다. 2017년부터 해외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53.8%를 차지하며 내수 비중을 추월한 바 있다. 이후 현재까지 수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50%를 넘고 있다. 

실제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연간 120만대 규모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정체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각 업체들은 각자 살 길을 모색해야 했다. 

우선 경동나비엔의 주요 공략 지역은 러시아와 북미 시장이다. 경동나비엔은 내수시장에 정체기가 도래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 포인트를 마련해야 했다. 이에 러시아를 첫 공략 국가로 선택하고 지난해 연간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주력 제품은 벽걸이형 소형보일러다. 기후, 인프라, 가스압, 전압 등 각종 요건을 고려해 제작한 맞춤형 제품이 시장에서 호응을 이끌어냈다.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도 확대되고 있다. 북미에서의 주력 제품은 온수기다. 북미 온수기 시장은 연간 1000만대 규모로 추산된다. 북미는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가스압이 낮아 맞춤형 제품에 대한 니즈가 높았다. 이와 발맞춰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온수기 'NPE'를 출시해 가정별로 다른 난방환경에 솔루션을 제공했다. 작년 북미 지역 매출액은 2840억원으로 국내 매출액인 345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앞선 두 지역에서의 성장세는 회사의 성장동력이 됐지만, 아직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도 존재한다. 이중 중국이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는 펼치는 석탄개조사업(메이가이치)를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메이가이치가 시행된 2017년 중국 가스보일러 시장은 전년 대비 80%나 증가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중국 가스보일러 시장은 550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가스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설치수요가 줄어들었다. 

경동나비엔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베이징에 연간 50만대 생산능력을 가진 공장을 설립했다. 메이가이치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가스수입이 흔들리면서 경동나비엔의 중국 시장 성장도 잠시 정체됐다. 

중국 시장과 함께 넘어야할 산은 유럽이다. 유럽은 보일러의 본고장으로 역사가 긴 업체들이 즐비했다. 보쉬, 바일란트 등이 대표적이다. 경동나비엔은 현재 영국에 법인을 설립해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다. 아직 브랜드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어 본격적인 수익은 올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국법인의 매출액은 8억원 수준이었고, 9억원대의 손순실을 기록했다. 

다만 유럽 시장도 친환경 기조를 따라가는 점은 고무적이다. 유럽은 2015년 새로운 에너지 효율 기준인 Erp 2015를 통해 효율 86% 이하의 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에 대한 기준도 강화하는 추세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아시아 최초로 콘덴싱보일러를 개발하고 소비자들에게 그 가치를 전달해온 기업의 역사처럼 고객을 향해 흔들림 없이 전진하며 세계 정상으로 향하겠다”며 “콘덴싱 불모지였던 북미에 지난해까지 100만대 이상의 콘덴싱보일러와 온수기를 판매하는 등 경동나비엔의 전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동나비엔은 시장이 정체될 당시 수출길을 선택해 빠르게 성장했으며, 현재는 매출액 기준 국내 업체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하지만 수출길의 경우 글로벌 무역 전쟁이나 경기를 따라가기 때문에 흔들리는 순간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리스크를 가졌다”고 진단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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